
서울시내 초대형 연료전지발전소 조성으로 관심을 끌었던 서울 마곡 서남물재생센터 발전사업이 시작 전부터 난항에 빠졌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인 두산건설이 당초 계획한 가격에 열 공급을 못하게 되면서 협상이 꼬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서남물재생센터 연료전지 발전사업 최종사업자 계약이 지연되고 있다.
발전설비는 20㎿급으로 총사업비가 1200억원에 달한다. 서울시 연료전지발전시설로는 최대 규모다. 연간 4만3000세대가 사용하는 전력과 마곡지구 7000세대가 이용하는 지역난방 열을 생산한다. 서울시가 사업부지를 제공하고 민간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운영하게 된다. 20년간 전기·열 판매권을 갖고 운영기간 후 서울시에 기부 채납하게 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두산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두산건설이 경쟁사 대비 월등하게 저렴한 열 판매가격을 제시하면서 낙점받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까지 협상을 마치고 최종 계약을 맺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두산건설은 아직까지 열 공급 판가를 확정하지 못했다. 열공급계약을 체결할 서울에너지공사 관계자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계약 관련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아직까지 두산건설로부터 열 공급 가격과 관련해 어떤 제안도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두산건설이 당초 제시한 가격을 맞추기 쉽지 않아지면서 협상이 늘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은 서남물재생센터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연료로 이용하는 방안을 포함해 전기·열 생산원가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현재 잉여 바이오가스 양이 많지 않고 당초 서울시가 제시한 입찰조건에도 어긋난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원래 계획한 가격 대비 열 공급가 상승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서울시는 당초 제시한 가격대로 공급하지 못하면 최종 계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계약 지연이 장기화되거나 최악의 경우 불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불발되면 재공고, 재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다시 뽑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사업 관건은 누가 얼마나 낮은 가격에 열을 공급하느냐였고, 두산건설이 압도적으로 낮은 가격에 열을 공급하기로 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은 것”이라며 “그렇게 낮은 가격으로 열을 공급한다면 20년 동안 매년 손실이 불가피한 구조”라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