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드` 달고 타깃형으로... 페이스북 유료 광고까지 스며든 불법·성인광고

낯 뜨거운 성인광고와 불법 도박 광고가 페이스북에서 기승을 부린다. 계정을 도용하거나 허위 계정을 만들어 광고를 게시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페이스북에 비용을 지불하고 특정 지역, 나이대를 설정해 타깃형으로 노출하는 `스폰서드(Sponsored)` 광고까지 이용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측에서도 위법 소지가 있는 광고는 필터링 과정에서 걸러내지만 성매매와 도박, 아동청소년 보호법 위반을 암시하는 광고 문구와 이미지가 유료 광고로 노출됐다.

최근 일부 사용자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유료 홍보 게시물 형태로 불법 도박·성인 광고가 노출되는 사례가 늘었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는 광고 문구를 사용한 홍보 게시물(왼쪽)과 불법 도박사이트 홍보 게시물.
최근 일부 사용자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유료 홍보 게시물 형태로 불법 도박·성인 광고가 노출되는 사례가 늘었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는 광고 문구를 사용한 홍보 게시물(왼쪽)과 불법 도박사이트 홍보 게시물.

5일 업계와 페이스북 이용자 등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스폰서드 마크를 달고 추천 게시물이라는 형태로 성인·도박 광고 노출이 늘었다. 자극적이고 선정적 홍보 문구와 함께 성인방송 영상이나 이미지를 함께 올린다.

스폰서드 광고(홍보 게시물)는 페이스북이 광고주로부터 비용을 받고 사용자 뉴스피드에 일반 게시글 형태로 노출되는 공식 광고 상품이다. 광고주가 원하는 사용자군에 맞춰 나이대와 거주 지역 등을 설정 가능하다. 페이스북 국내 광고 매출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불법·성인 광고는 주로 허위 계정, 도용 계정으로 좋아요가 많은 인기 글에 댓글을 달거나 주변인 담벼락에 글을 남기는 형태로 무작위 노출됐다. 광고 내용은 물론이고 유포 방식도 불법적 측면이 컸다. 스폰서드 광고 이용은 타깃형으로 광고 노출 효율성을 높인다. 공식 광고 제도를 교묘히 악용해 사용자 신고도 회피한다.

페이스북 스폰서드 광고(홍보 게시물)는 이용자 프로필 정보를 바탕으로 타깃형 노출이 이뤄진다.
페이스북 스폰서드 광고(홍보 게시물)는 이용자 프로필 정보를 바탕으로 타깃형 노출이 이뤄진다.

성인광고 게시자는 대부분 페이스북에서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허위 계정이다. 많은 팔로워를 가진 페이지도 일부 눈에 띈다. 광고 게시글에는 `X딩 파트너 만들기` `여자 만들러 가기` `공짜X` 등 성적 내용을 직접적으로 암시하는 문구가 적혔다. 링크를 클릭하고 들어가면 회원제 비밀 데이팅 서비스, 채팅 앱 등으로 연결된다.

페이스북 광고정책은 불법적 내용이나 내부 기준에 따라 금지된 콘텐츠가 광고에 포함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담배, 무기, 감시 장비, 모조품, 위조문서, 포르노 등이 대표적이다. 도박은 국가별로 법적 허용 여부에 따른다. 나체, 성인 장난감, 성인용품 또는 과도하게 외설적이거나 사실상 성적인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 이미지도 포함되지 않도록 제한한다.

페이스북 `홍보 게시물` 안내 페이지
페이스북 `홍보 게시물` 안내 페이지

페이스북코리아 측은 스폰서드 광고 등 유료광고 상품에 대해서 광고주 계정과 광고 내용 등이 정책에 부합하는지 살펴보지만 처리량이 많아 일부 누락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불법 도박이나 성인물 등 광고정책을 위반한 광고는 신고가 접수되거나 확인되는 즉시 삭제하고 해당 계정에 대해서도 관련 조치를 취한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페이스북코리아 홍보총괄은 “광고 내용도 문제지만 페이스북은 광고를 통해 사용자에게 편안함과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가치를 두기 때문에 민감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선을 다해 관리감독 하지만 물리적 한계가 있는 만큼 불법 광고를 접한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신고해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