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시간강사·신입연구원은 웁니다"…생애 첫 연구 사업 차별 논란

"40대 초반·시간강사·신입연구원은 웁니다"…생애 첫 연구 사업 차별 논란

미래창조과학부가 올해 처음 실시하는 `생애 첫 연구` 사업에서 지원 자격을 제한하면서 연구자 사이에서 `스펙 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유능한 신진연구자를 지원하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연구 특권층과 비특권층을 가르는 왜곡된 잣대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래부는 지난주부터 `생애 첫 연구` 사업 상반기 신규과제 공모에 돌입했다. 이 사업은 기초연구사업 연구비 수혜를 받지 못한 만 39세 이하 이공 분야 `전임교원`을 대상으로 최대 연 3000만원 연구비를 1~3년(최대 3년)까지 지원한다.

전임교원은 교수, 부교수, 조교수로 한정된다. 공모 나이 역시 1977년생인 만 39세 이하로 제한됐다. 박사 학위를 늦게 취득한 40대 초반의 신진연구자나 시간강사, 정부출연연구기관 신입연구원은 지원조차 할 수 없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왜 생애 첫 연구사업을 교수만 지원하는 것이냐”면서 “국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기초연구나 원천기술 개발할 때 이게 필요한 기술인지 `파일럿 테스트`를 하고 연구내용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출연연 관계자는 “출연연엔 출연금과 PBS가 있지만, 신진연구자는 이를 활용하기 어렵고 기회가 잘 오지 않는다”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지만 표출 못하는 에너지를 모아놓을 그릇이 필요하고 소액이라도 일부 기획연구비 지원으로 아이디어를 실제 연구화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학위를 늦게 마쳤거나 임용이 늦게 된 40세 초반의 신진연구자도 좌절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사를 갓 마친 후에는 이공계에서 리서치펠로, 박사후 국내외연수, 대통령 포스닥 펠로십 등 지원이 있지만 소수 인력만 혜택을 받는다. 이런 지원이 끝나고 교수가 되지 못한 채 비전임교원 신분이 되면 자격이 안 돼 생애 첫 연구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관계자는 “신임 교수 평균 연령이 2015년 42.6세이고, 비전임 교원도 39세를 넘을 텐데 지원 사업의 연령을 39세로 제한둔 것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이공계는 연령이 더낮을 수도 있겠지만 신임 전임교원들 사이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미래부 관계자는 “연구를 장기적으로 한 곳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줘야 하기 때문에 전임교원으로 한정지은 것”이라며 “추후 수요를 보고 자격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진연구자 사업을 토대로 이 사업도 30대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젊은 사람에게 지원해 주려는 것”이라면서 “40대에 처음 지원하는 연구자도 있고, 그런 지적이 있는 것을 아는데 일단은 30대 위주로 지원하고 수요가 제기되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생애 첫 사업 연구에 올해 1000명 연구자에게 총 300억원 연구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업무보고에 대표 추진과제로 올라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