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1조원대를 돌파했다. 2014년 5000억원 규모를 넘은 데 이어 2년 만에 갑절 성장했다. 내년 2조원이 예상되면서 국내외 기업 간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9일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가 작성한 `2016년 클라우드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매출액) 규모는 1조1892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7663억원)보다 55.2% 성장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2000년대 후반부터 서서히 열리기 시작해 2014년 처음 5000억원 규모를 넘었다. 2년 만에 1조원대를 돌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기업 수도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클라우드 기업은 535개로 2015년(353개)보다 51.6% 늘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이 485개로 전년보다 약 50% 증가했다. 중견기업 이상 기업도 50개로 전년 대비 약 30% 많아졌다.
김영훈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부회장은 “클라우드법 제정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는 것”이라면서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여러 부처가 지난해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을 위해 노력했고, 조금씩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김 부회장은 “클라우드에 소극 태도를 취해 온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커졌다”면서 “올해 산업이 더 크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부는 올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1조5000억원, 내년에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클라우드 이용률도 올해 20%를 넘어 내년에 30%대까지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특히 올해는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도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가 최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이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공공기관(333개) 가운데 18.6%(62개)가 `민간 클라우드를 현재 이용 또는 올해 이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23개 기관)보다 갑절 많은 기관(51개)이 올해 민간 클라우드 이용 계획을 밝혔다. KT에 이어 클라우드 보안 인증 기관도 늘면서 민간 클라우드를 선택하는 공공기관 비중은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오라클 등 주요 해외 업체는 지난해부터 국내 투자를 강화했다. 국내 고객을 위한 별도의 데이터센터를 마련하고 전문 인력을 충원했다. 조만간 한국MS가 국내 데이터센터를 오픈한다. 한국오라클은 다음 주 국내에서 대규모 클라우드 행사를 개최, 클라우드 사업의 총력 의지를 밝힌다. 외국계 기업 공세가 거세다.
국내 시장을 외국계에 내주지 않기 위해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요구된다. 국내 클라우드 기술력은 미국의 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국내 클라우드 기술 수준을 내년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클라우드 기반의 중대형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을 확대, 국내 기업의 기술력 강화에 힘쓸 것”이라면서 “국내외 클라우드 선도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육성 사업도 확대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 마중물 역할을 할 공공 수요를 잘 끌어내도록 공공 부문 대상 컨설팅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교육 분야 등 파급력 있는 대규모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클라우드 이용에 따른 인센티브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