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삼성 최지성·장충기 소환 조사…국조특위 마지막 청문회도

박영수 특검팀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을 소환조사했다. 특검은 이들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그룹 지원에 개입한 정황을 강도 높게 캐물었다.

장충기 사장과 최지성 부회장은 9일 오전 10여분 시차를 두고 특검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삼성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80억원을 지원하고,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하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특검 측은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 소환시기도 곧 결정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뇌물수수 의혹과 별개로 위증 혐의도 수사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9일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 대통령과 30~40분 독대 때 삼성물산 합병이나 기부금 출연 얘기가 오가지 않았다” “최순실을 안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특검은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 등 핵심 관계자로부터 삼성그룹 수뇌부가 최씨 존재를 파악하고 지원 협의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과정에서 피의자로 인지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국회 국정조사특위 마지막 청문회에는 채택된 증인 20명 가운데 3명만 참석, 주요 증인들이 무더기로 불출석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낸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했다.

조 장관은 의원들의 거듭된 추궁에 “예술인들 지원을 배제하는 그런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문서를 전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작심한 듯 폭로를 이어갔다. 그는 삼성과 최순실씨 관계에 대해 “전적으로 최순실이 갑의 위치에 있었다”며 “마장마술 선수 선발 자체도 최순실이 관여했다”고 증언했다.

특검, 삼성 최지성·장충기 소환 조사…국조특위 마지막 청문회도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