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미국에 100만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난 이후 나온 조치다. 미국 소기업이 알리바바 플랫폼을 이용해 중국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이뤄진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마윈 중국 알리바바 회장과 회동을 갖고 미국 소기업이 알리바바 플랫폼을 이용해 중국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알리바바는 미국 소기업과 농산물업자가 타오바오와 티몰 등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에서 제품을 판매하도록 해 100만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회동은 중국과 미국 차기정부와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동안 중국에 높은 보복관세를 매길 것을 천명했고, 중국인이 미국인 일자리를 훔치려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는 최근 미국의 `악덕시장(Notorious Markets)`리스트에 다시 올랐다. 악덕시장은 짝퉁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 시장 블랙리스트다.
트럼프는 최근 무역 정책을 주관하는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에 피터 나바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로버트 라이시저 전 USTR 부대표 등 대(對) 중국 강경파를 임명했다.
이에 따라 마윈 회장이 통상문제를 둘러싸고 미·중 간에 고조되고 있는 긴장감을 해소하는 민간 외교사절로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40분간 회동 후 두 사람은 트럼프타워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감을 밝혔다. 트럼프는 마윈의 일자리 창출 제안에 만족했으며 “알리바바와 함께 큰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윈은 미국을 사랑하고 중국을 사랑한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기업가 중 한 명”이라며 치켜세웠다.
마윈은 “우리는 중국과 미국 관계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더 우호적이여야 한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자사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플랫폼에 미국 중소기업과 중서부 지역 농산물을 추가해 새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커머스 구축으로 미국산 제품의 중국 판매가 늘어나 미국 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알리바바는 회동이 끝난 후 트위터에 “미국의 중소기업과 농민이 중국의 3억 인구 중산층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 미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알리바바 대변인은 마윈 회장이 미국 중서부 지역 1만5000~2만개 중소기업과 만남의 자리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 일정과 세부 사항은 발표되지 않았다.
이날 만남은 트럼프가 당선 이후 기업인들을 잇따라 만나는 과정의 연장선에 있다. 트럼프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500억달러 투자 및 일자리 5만개 창출을 약속받았고,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미국IT 업계 경영진과도 만남을 가졌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