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대신하는 이른바 `아바타 로봇`이 현실로 다가왔다.
국내 스타트업 서큘러스(대표 박종건)는 내달부터 `파이보(pibo)` 로봇 베타 테스터를 모집한다고 10일 밝혔다. 완제품은 올해 말 선보일 예정이다.
최종 목표는 아바타 로봇이다. 이미 로봇에 달린 카메라를 이용해 출근 후에도 빈집 곳곳을 살펴볼 수 있다. 로봇에 문자를 보내면 음성으로 얘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일터에서 집안 아이들 모습을 확인하고 공부시킬 수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로봇을 조종하는 방식이다. 본인을 대신해 결혼식과 같은 행사장에 로봇을 보내고, 부모님을 돌보게 하는 등 사용처를 계속 넓혀나갈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이 같은 로봇이 활동 중이다.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대신해 손녀 결혼식에 참석, 행사장 풍경을 영상으로 전달한다. 손녀와 축하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파이보만의 차별화 전략은 개인 맞춤형 로봇이다. 개별 구입자가 원하는 기능을 손쉽게 넣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의료용 로봇이라고 해도 집안일을 학습시켜 사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로봇 앱 생태계도 확대할 방침이다. 로봇은 스마트폰 앱보다 개발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앱 시장 자체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박 대표는 “로봇산업 발전 핵심은 앱 개발”이라며 “이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나만의 로봇을 디자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이보는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능력만 있으면 새로운 기능을 누구나 추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로봇은 주인에게 날씨와 뉴스를 알려준다. 음악을 켜고 리듬에 맞춰 춤도 춘다. 입속에는 카메라가 장착됐다. 사진을 찍어달고 말하면 촬영을 시작한다. 주인과 대화도 나눈다.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로봇은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주인 기분을 파악한다. 지쳐 있을 때는 신나는 노래를 틀어준다. 재밌는 뉴스를 소개하기도 한다. 용기를 북돋아주는 멘트도 날린다. 박 대표는 우울증·자폐증을 앓고 있거나 외로운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기기라고 전했다.
파이보는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글로벌 스타트업 박람회 4YFN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다. 중소기업청, 옴니텔 지원으로 이뤄졌다.
◇로봇 `파이보(pibo)` 주요 특징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