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초점②] 계약만료 앞둔 원더걸스와 JYP를 바라보는 시선

[ON+초점②] 계약만료 앞둔 원더걸스와 JYP를 바라보는 시선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ON+초점①에 이어서...

◇ 재계약 여부의 속사정

서로 속사정은 복잡하다. 원더걸스가 더이상 수익을 낼 수 없고 가요시장에서 밀리는 위치가 되어버려서일 수도 있고, 개인 활동에 대한 욕심이 커졌을 수도 있다. 서로 원하는 음악 방향이 다를 수도 있고, 둥지를 떠나 다른 곳에서 도전을 해보고 싶을 수도 있다.

관계자 A는 “원더걸스가 한창 잘나갈 때 미국에 나갔고, 그게 잘 안돼서 분열이 일어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JYP의 욕심이 컸다고 본다”면서 “그것 때문에 결국 이렇게 된 게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추측했다.

이어 “개인 활동이 문제일 수도 있는데, 가수라면 누구나 다들 솔로활동을 해보고 싶어 한다. 그런데 개인 활동에 대한 팀과 회사의 이해가 없다면 끝인 것이다. 소녀시대의 경우 개인 활동에 대한 서로의 충분한 이해가 있어서 계속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원더걸스 역시 멤버 대부분이 작곡, 솔로앨범, 예능 등으로 각자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들이 JYP의 품 안을 벗어났을 때도 그 영향력이 유효할까. 만약 팀이 해체된다면 ‘원더걸스’라는 이름 없이 성공적인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까.

관계자 C는 “예은과 유빈은 음악적 능력을 인정받아 아티스트로 자리를 잡았고 포지션이 확실하다. 선미는 솔로로 활동하긴 했지만 혼자 음악으로 설 수 있는지 의문이다. 솔로앨범이 인기를 얻었던 이유는 회사의 덕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추구하는 음악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없잖아 있어 보인다. 원더걸스는 밴드로 팀을 바꾼 후 단 한 장의 앨범을 냈다. 아이돌 시장에서, 그것도 국민그룹이었던 원더걸스가 밴드 모양새를 취한다는 건 큰 도전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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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경에는 팀을 되살리기 위한 결정인지 ‘이번에 안 되면 끝’이라는 심정으로 패를 던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원더걸스와 JYP에게 ‘와이 소 론리’가 또 다른 시작이었다면 재계약을 하는 것이 맞다. 이번 앨범이 예전과 같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지라도, 앞으로를 위한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 JYP에게 원더걸스란

대중의 관심에서 한 발짝 물러난 원더걸스인데 왜 JYP와 재계약 여부에 대해서는 시선이 쏠리는 것일까. 최근 재계약 시기 임박에 대한 보도가 나오기 전, 이미 지난해에도 관련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원더걸스는 JYP를 세운 개국공신이자 회사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여겨진다. 10년 동안 JYP에 몸담아온 원더걸스는 상징성은 크다. 해체를 반대하는 팬들의 입장을 보더라도 “JYP=원더걸스” “JYP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재계약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많다. JYP가 아닌 원더걸스는 상상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원더걸스는 지금의 부진을 잊게 할 정도로 이례적인 인기를 끈 걸그룹이다. 모든 연령대가 원더걸스의 노래를 들었고, 원더걸스는 한 시대를 생각나게 하는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팬이 아닌 ‘대중’이 재계약을 애타게 원하고 있는 이유다.

아울러 현재 트와이스, 갓세븐, 미쓰에이(miss A) 수지 등 인기를 끌고 있는 후배들이 있지만, 그 배경에는 원더걸스가 갈고 닦아 놓은 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교보증권 정유석 연구원은 현재 JYP의 떠오르는 효자 트와이스의 실적에 대해 “JYP는 전국민 ‘텔 미’ 댄스 열풍을 만들어낸 원더걸스를 기획했던 박진영이 대주주로 있는 연예기획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트와이스의 인기는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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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더걸스에게 JYP란

안타깝게도 업계 관계자들은 재계약에 있어 원더걸스의 실질적인 위치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원더걸스가 지니는 상징성은 분명히 있지만, 딱 거기까지다. 현 시점에서는 가요계에서 그들의 영향력은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관계자 B는 “원더걸스가 회사를 나간다고 해서 (상장사인 JYP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지는 잘 모르겠다. 과연 그럴만한 위치일까 싶다”고 말했다.

가요관계자 C 역시 “원더걸스의 이름값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JYP를 만든 사람은 원더걸스나 다름이 없다”면서도 재계약건에 있어서는 “JYP에서 굳이 잡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원하는 게 맞아야 같이 방향성을 찾고 나아가는 것인데, 서로 생각이 다르다면 지금 상황에서 굳이 회사가 무리해서 원더걸스를 붙잡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덧붙였다.

냉정하게 봤을 때 소속사는 수익을 내고 더 인기가 많은 팀을 챙길 수밖에 없는 기업이다. 현재 JYP는 수지와 트와이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회사와 아티스트는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선 서로의 필요성에 의해 재계약 여부를 논하게 된다.

JYP와 원더걸스가 갖는 서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같은 의견을 보였다. 그것은 회사와 아티스트의 사정이지, 제3자가 개입하고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연히도 2017년은 원더걸스가 데뷔 10주년인 해다. 동시에 국민 걸그룹 한 팀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고, 또 다른 역사를 쓸 수도 있는 기로에 서 있는 해이기도 하다.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원더걸스는 축배를 들까, 아쉬운 이별주를 삼킬까.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