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증권이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금융투자회사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 자산증식`과 `중소기업`이 증권업계 3위 금융투자회사로 도약한 KB증권이 내건 핵심 가치다.
은행과 증권 간 연계성을 강화해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 경쟁력을 모두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WM과 IB부문 각자 대표를 맡은 윤경은·전병조 사장 간 협업 성과가 초대형 증권사 경쟁에 승기를 잡을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KB증권은 10일 윤경은·전병조 사장과 부문장급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통합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합병으로 탄생한 KB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 고객자산 100조원, 총 고객 380만명의 업계 3위 대형 증권사다.
KB증권은 현대증권의 경영 인프라와 WM역량에 KB투자증권의 IB, 홀세일 부문을 합쳐 금융투자 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각자 대표가 개인 및 운용 부문과 법인 및 IB 부문을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윤경은 사장은 “WM과 IB, 세일즈 앤드 트레이딩(S&T) 부문 성장이 KB증권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WM과 S&T 부문을 담당한다.
WM 부문은 프라이빗뱅커(PB) 전문인력 확충과 지원체계 정비를 통해 전사적 변화를 추진한다. 현재 24개인 은행·증권 복합점포도 향후 지속 확충할 계획이다. 디지털고객본부를 신설하고 자산관리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도 설치했다.
S&T 부문은 사업모델과 평가 모델을 재편해 안정감을 키울 계획이다. 지난해 초 홍콩항생지수 폭락 등으로 발생했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실 같은 사례를 줄이기 위한 운용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재명 신한금융투자 FICC본부장(전무)을 지난 2일 S&T부문장(부사장)으로 발탁했다. 윤 사장은 “운용역량을 높이기 위해 업계 최고 수준 트레이딩 데스크를 구축하고 외국계 증권사에서 전문 인력을 확충했다”고 전했다.
IB부문은 중소기업 금융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IB와 홀세일을 맡은 전병조 사장은 “회사채 중심 업무에서 기업대출과 지분투자, 메자닌증권 투자, 기업공개(IPO), 증자, 인수합병(M&A)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B부문에서는 중소기업 대상 사업 확대를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SME본부를 설치해 KB증권만의 특화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른바 KB 중소기업 파이낸싱 패키지다. 대출이 아닌 형태의 독특한 표준 상품을 구상 중이다.
전 사장은 “전국에 325만개 중소기업이 있고 이 가운데 30만곳이 KB금융지주와 거래하고 있다”며 “은행과 개설한 CIB 복합점포를 통해 본격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이 대기업 중심이라면 KB증권은 중소기업 고객 영업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KB증권 우수 금융투자 상품을 다양한 기업과 고객을 가진 KB국민은행 판매 채널을 통해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법인 대상 홀세일 부문에서도 프라임브로커리지(PBS) 역량을 강화해 업계 최고 수준 법인영업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항공기, 선박이나 사회간접자본(SoC) 등 투자형 IB사업도 강화한다.
윤경은 사장은 “초대형 금융투자회사로서 자본시장 발전을 선도하고 업계 가장 강력한 은행·증권 연계 비즈니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탁월한 전문성과 글로벌 능력 배양을 통해 투자사업 영역 확대와 새로운 가치 창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