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트럼프도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는데

[사설]트럼프도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는데

마윈 중국 알리바바 회장이 9일(미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 “미국에 새로운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알리바바는 세계 최대 기업간거래(B2B) 온라인 쇼핑몰업체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 하루에만 올리는 매출이 22조원이었다.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한 엄청난 구매력 때문에 세계 각국의 바이어가 알리바바와 손을 잡지 못해 안달이다.

이런 슈퍼갑인 마윈 회장이 적진이나 다름없는 미국에서, 그것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앞에서 수십만명도 아닌 100만명이나 되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당선자의 수완이 놀랍다. 이보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초에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500억달러 투자 유치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트럼프와 마윈의 회동은 두 나라 간 무역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며 계속 으름장을 놓고 있고, 이에 맞서 중국도 “할 테면 해보라”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마윈의 이번 깜짝 일자리 선물은 “중국 정부와 교감이 있은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낳고 있다. 마윈의 행보는 미국이 최근 알리바바를 `악덕 시장` 리스트에 올리며 압박한 것도 영향이 있는 듯하다.

이유와 어찌됐든 트럼프의 일자리 창출 노력은 평가해 줄 만하다. 세계는 지금 일자리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자동화가 불러올 일자리 감소 우려는 이미 여기저기서 발표됐다.

지난 9일에도 일본 미쓰비시연구소는 “인공지능(AI) 보급으로 일본에서 2030년까지 240만명 일자리가 사리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우리도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최우선으로 두고 실행해야 하지만 여의치 않다. 새해 들어 정부 각 부처가 업무 보고를 했음에도 눈에 띌 만한 일자리 창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보호무역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보로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하고 있는 트럼프지만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그의 행보는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