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충연 하이텍코리아 대표, "살아있는 연구소에서 개별 제품에 대응해야 한다"

“예전에는 기성품을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전자제품 트랜드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기능이 다양화하면서 개별 제품에 대응하는 연구 개발이 중요해졌습니다.”

원충연 하이텍코리아 대표는 소재·부품업계가 특정 고객과 제품에 특화된 영역으로 전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충연 하이텍코리아 대표, "살아있는 연구소에서 개별 제품에 대응해야 한다"

1992년 창업 당시 하이텍코리아(옛 하이텍) 주력제품은 표면실장기술(SMT) 접착제였다. 웨이브 솔더링으로 칩을 인쇄회로기판(PCB)에 실장할 때 반도체 칩이 기판에서 떨어지지 않게 고정해주는 역할이다.

웨이브솔더링은 액상 솔더 표면에 PCB를 흘려 솔더(땜납)를 묻히는 납땜 방식을 말한다. SMT접착제는 고부가가치 제품에 속하지 않는다.

하이텍코리아는 2007년 공장을 현재 자리로 이전하면서 연구개발(R&D)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원 대표는 “당시 국내 접착제 시장은 독일, 일본 업체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했다”면서 “연구개발을 거쳐 만든 하이브리드(UV+열경화) 접착제를 LG전자에 공급하며 개발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이텍코리아는 2015년 `플럭싱 언더필`을 개발했다. 플럭싱 언더필은 솔더링과 언더필 공정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언더필 디스펜싱과 열경화 공정을 생략시켜 공정단가를 낮춘다. 디스펜싱 장비가 필요 없이 기존 SMT장비로 언더필 작업이 가능하다.

기존 BGA패키지 칩 실장공정은 솔더링과 언더필 두 가지 공정으로 나뉜다. 칩 아래 솔더볼을 납땜(솔더링)해 기판위에 붙인 후 그 아래에 디스펜싱 장비를 사용해 언더필을 주입한다. 언더필은 솔더볼 사이 빈 공간에 채워져 칩의 물리·화학적 신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칩 아래 솔더볼에 플럭싱 언더필을 묻혀 열을 가하면(리플로) 녹는점이 낮은 솔더볼이 먼저 녹으며 납땜이 된다. 합금조성 SAC305 솔더볼 녹는점은 217도다. 액상상태로 존재하던 `플럭싱 언더필`은 224도까지 온도를 높인 후에야 굳기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하이텍코리아 `플럭싱 언더필`을 PC, 노트북 조립라인에서 사용하고 있다. 하이텍코리아는 삼성 상생기술자금을 지원받아 `플럭싱 언더필` 개발했다.

하이텍코리아는 지금보다 작업성을 높인 플럭싱 언더필을 올해 9월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반응 온도폭과 적용 가능한 솔더페이스트 종류를 늘리는 등 공정조건을 완화해 사용범위를 넓히는 방향이다.

원 대표는 “SMT장비, 주사전자현미경(SEM), X레이 장비 등 작업 테스트·검사 장비를 직접 갖춘 환경에서 임직원 3분의 1이 연구개발 인력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으로서 쉽지 않지만 미래 사업에 투자하는 연구소가 살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