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영화와 TV쇼 제작하나?

애플 미디어 보스 에디 큐.
애플 미디어 보스 에디 큐.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애플이 영화와 TV 제작에도 뛰어들며 할리우드 큰 손 역할을 할까?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이 자체적으로 TV와 영화를 제작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할리우드 복수 관계자 말을 인용해 “최근 몇 달간 애플이 TV 프로그램 판권 구매와 관련해 베테랑 프로듀서들과 접촉했다”면서 “영화 스튜디오와 네트워크 마케팅 책임자 영입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애플 임원들은 할리우드 관계자들에게 “올해 말까지 자체 TV 프로그램과 영화 제작에 들어가길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검토하고 있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은 HBO가 제작한 `웨스트월드(Westworld)`와 넷플릭스의 `스트레인저 싱스(Stranger Things` 등과 유사하다고 WSJ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IT전문매체 리코드는 “애플이 HBO와 넷플릭스와 경쟁하려는 것 보다는 음악스트리밍 분야 1위인 스포티파이와 경쟁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애플은 콘텐츠 강화 첫 단계로 우선 애플뮤직 콘텐츠 보강에 나설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애플은 월 10달러에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와 함께 차별화한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음악과 관련한 논픽션 쇼와 다큐멘터리를 제공하는 것 외에도 30분 버전의 `카풀 가라오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이미 판권 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칼 끝을 겨냥한 스포티파이는 가입자가 4000만명이 넘는다. 반면 매월 9달러 99센트를 내는 애플 유료 구독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2000만명 가량이다. 지난 9월 24일 끝난 분기 매출에서 `애플 뮤직`은 전년 동기보다 22% 늘었다.

애플이 연예 및 미디어 사업에 관심이 있음을 표명한 것은 지난해 타임 워너 인수전에 뛰어든데서도 알 수 있다. 당시 애플은 AT&T가 타임 워너를 인수하기 전에 타임 워너와 인수협상을 상당히 깊숙이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가 오리지널 TV와 영화 사업에 진출하면 할리우드에 전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면서 “애플 역시 다른 회사 콘텐츠 배급사가 아니라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디어 회사로 진출하는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애플은 매출 63%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폰 판매가 부진한 상태다. 2016년 회기(2015년 10월~2016년 9월)에 처음으로 아이폰 매출이 역성장하는 수모를 맛봤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