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휘발유 값이 당분간 완만한 강세를 띨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은 지난달 산유량을 하루 3285만 배럴로 전달 대비 하루 28만 배럴이나 줄였다. 앞으로 유가 흐름을 OPEC 감산 이행 지속 여부와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원자재·에너지시장 분석기관 S&P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지난달 OPEC 회원국은 지난달부터 올해 감산목표치(전년 대비 하루 120만배럴 감산)의 23%에 달하는 물량을 줄였다.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나이지리아까지 감산에 동참했다.
나이지리아는 전달 대비 하루 24만 배럴 줄인 하루 144만배럴로 산유량을 줄이면서 전체 감산을 주도했다. OPEC 맹주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량도 하루 10만배럴 줄어든 하루 1042만배럴로 집계됐다. 다만 경제제재가 풀린 이라크는 하루 7만배럴 생산을 늘렸다.
OPEC 회원국 산유량이 전월 대비 줄어든 것은 7개월만이다. 지난해 저유가 상황에서도 꾸준히 생산량을 늘려왔다. 저유가에도 생산량을 늘려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고수했다. 그러다 재정 압박이 극심해지자 지난해말 올해 1월부터 6개월간 산유량을 전년 대비 하루 12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도 같은 기간 하루 55만8000배럴을 줄이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가 실제 감산에 나설지를 놓고는 예측이 엇갈렸다. 과거 감산 이후 제대로 이행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S&P글로벌 플래츠는 `고무적 신호`라고 해석했다. 감산 이행에 들어가기도 전인 지난달부터 선제적으로 감산이 이뤄졌고 산유량이 가장 많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움직였다는 점에서 공급 과잉이 소폭 해소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는 반등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76 달러 오른 53.01 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브렌트유와 중동 두바이유도 각각 배럴당 0.91달러, 1.23 달러 오른 56.01달러, 53.45 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감산이 원활히 이행되면 올해 점진적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급등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는 아직 높지 않다. 유가 상승에 따라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이 증가할 수 있고 감산 합의가 꾸준히 이행될지 여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는 시선이 많기 때문이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유국이 지난해 앞다퉈 증산 경쟁을 펼친 상황에서 감산 약속을 지킨다고 해도 공급과잉이 단번에 획기적으로 개선되긴 힘들 것”이라며 “미국 시추공 개수도 최든 다시 증가하고 있어 국제유가는 급등락 보다는 배럴당 50달러 박스권에서 상당 기간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