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 | 방송] 카이·조이, 단번에 꿰찬 주연 자리의 무게

카이 / 사진=엔터온뉴스 DB
카이 / 사진=엔터온뉴스 DB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엑소 카이와 레드벨벳의 조이가 드라마로 모습을 드러낸다. 첫 도전부터 ‘주연급’이다. 카이는 배우 김종인으로, 조이는 배우 박수영으로 무사히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카이는 KBS2 드라마 ‘안단테(가제)’의 주인공 이시경을 연기한다. ‘안단테’는 하루아침에 시골로 이사 가게 된 소년이 생태계와 생면에 눈을 떠가는 이야기다. 스마트폰, 컴퓨터, 인스턴트 음식도 없는 곳에서 소년들이 ‘신들의 숲’이라고 불리는 마을을 만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드린다.



‘안단테’는 지금껏 ‘반올림’ ‘드림하이’ ‘학교’ 시리즈 등을 통해 학원물을 주력으로 밀고 있는 KBS가 오랜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성장 드라마다. 풋풋한 청춘을 연기해야 하지만, 실력이 풋풋해서는 안 된다. KBS는 그간 성장드라마를 통해 유아인, 김수현, 이종석, 김우빈 등 실력 좋은 스타를 배출해냈다. 카이가 그 뒤를 잇게 되는 셈이다.

조이는 케이블방송 tvN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가제)’에 출연한다. 조이가 주인공 윤소림을 연기하는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는 정체를 숨긴 천재 작곡가 강한결(이현우 분)과 그에게 첫눈에 반한 비타민 보이스 여고생 윤소림의 청량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 지상파·tvN...거대한 장(場)에 뛰어든 카이와 조이

카이와 조이의 캐스팅 소식이 연달아 들리자 팬들은 환호했다. 반면 일부 팬들과 대부분의 대중들은 “SM 왜 그래요...”라며 당황스러워했다. 두 사람의 색다른 모습이 반갑기도 하지만, 이들은 연기가 처음일뿐더러 활동을 펼치는 공간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각 방송사
사진=각 방송사

카이는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 ‘초코뱅크’ ‘첫 키스만 일곱 번째’ 등에서 연기했다. 하지만 웹드라마와 지상파 드라마는 플랫폼 특성과 제작환경, 시청층 등 많은 차이가 있다. 지상파 드라마에서 주연을 연기한다는 것은 배우로서 정식으로 대중에게 인사를 하는 것과 같다.

조이가 연기 첫 도전에 나서는 tvN은 최근 예능뿐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막강한 방송사다.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미생’ ‘오 나의 귀신님’ ‘시그널’ ‘디어 마이 프렌즈’ ‘도깨비’ 등 화제작들을 선보이며 지상파를 위협하고 있다.

◇ 첫 도전부터 주연? 더 높아진 부담과 걱정

요즘 뮤지컬이나 스크린, 브라운관 등을 통해 배우로서 활약하는 아이돌은 셀 수 없이 많다. 임시완, 박형식, 육성재 등처럼 실력 좋은 아이돌도 많다. 그렇지만 대중이 이들에게 들이대는 유난히 엄격한 잣대는 여전하다.

활동할 방편이 없어 곤란을 겪는 신인배우들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 속, 경험이 없는 아이돌이 단번에 기대작의 주인공 자리를 꿰찬 것은 결코 좋은 모양새는 아니기 때문이다. 검증되지 않은 실력은 대중에 불안함을 안긴다.

특히 ‘안단테’는 한중 동시 방영을 목표로 하는 작품으로, 한류 아이돌을 전략적으로 배치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낳을 수 있다. 정말 배우로서 꿈이 있다면 작은 배역부터 차근차근 실력을 쌓고 대중의 인식을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 우려도 있다.

조이 / 사진=엔터온뉴스 DB
조이 / 사진=엔터온뉴스 DB

물론 누구도 몰랐던 잠재력이 있을 수도 있고, 자신을 찾아온 좋은 기회를 일부러 마다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에 수반하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엄청난 ‘모험’인 것도 사실이다. 간혹 아이돌 멤버에게 좋은 제의가 들어왔음에도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 아이돌 익숙해진 브라운관, 남은 건 견뎌야할 무게

어찌됐건 카이와 조이는 모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두 사람의 노력이 충분히 보여질만한 상황이 있다는 점이다. 카이가 출연하는 ‘안단테’는 사전제작 드라마다. 상대적으로 캐릭터를 분석하는 노력을 더 쏟을 수 있고,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시청자 반응에 흔들림 없이 연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이는 ‘청량로맨스’를 내세운 작품과 걸맞은 신선함과 사랑스러움을 갖추고 있다. 제작진은 “조이의 밝고 싱그러운 에너지에 사람을 매료하는 힘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지만 맞는다고 좋은 배우는 아닌 법. 조이는 개인 시간을 쪼개 연기 공부와 기타연습에 매진해 오디션에 참가하는 열정을 보였다.

이제 방송가는 아이돌 배우를 캐스팅하는데 있어 마음이 많이 열려있는 상태다. 실제로 한 지상파 PD는 “요즘에는 연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는 아이돌이 당연해졌는데, 다들 실력이 뛰어나다보니 점점 아이돌 연기자에 대한 편견들이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수는 멜로디와 가사를 통해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연기와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고, 요즘 아이돌들은 특유의 다재다능한 끼가 있다. 연습생 시절부터 연기훈련을 받기도 한다.

이제 드라마 속 아이돌은 낯설지 않다. 즉, 아이돌이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남은 것은 아이돌의 몫이다. 실력만 좋다면 대중의 편견은 쉽게 깨진다. 카이와 조이는 다른 이들이 쉽게 오르지 못하는 자리에 서게 된 만큼, 튼튼한 연기력으로 무게를 견뎌야 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