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전자쓰레기 급증···한국은 3위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 전자쓰레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증대에 따른 무분별한 전자제품 구매와 값싼 전자기기 등장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AFP·AP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대학(United Nations University)은 15일(현지시간) 아시아 12개국의 전자쓰레기 현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주요 12개국 전자 쓰레기 발생량은 2015년 기준 1230만톤(t)으로 5년 만에 62.7%나 늘었다. 특히 소득증대와 함께 저가 전자제품 생산이 급증한 중국에 전자쓰레기 발생량이 크게 늘었다.

중국의 2015년 전자쓰레기 발생량은 668만1000톤으로 5년 전(300만톤)보다 두 배 이상이 됐다. 이어 일본(223만2000톤), 한국(83만1000톤), 인도네시아(81만2000톤), 베트남(45만톤), 대만(44만9000톤) 순으로 2~6위를 차지했다. 12개국 중 전자쓰레기 배출이 가장 적은 나라는 캄보디아로 1만7000톤이었다.

인구 1명을 기준으로 하면 홍콩이 21.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싱가포르와 대만이 19㎏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캄보디아와 베트남, 필리핀은 약 1㎏에 불과, 1인당 전자쓰레기 발생이 가장 적은 나라에 뽑혔다.

보고서는 “과거에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이 선진국에서 폐기된 전자제품 투기장이었지만, 최근에는 아시아가 전자쓰레기 발생지역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국가 경제 발전으로 부유한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기기와 냉장고, TV 등 백색 가전 소비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 가운데 전자쓰레기 폐기에 관한 규제가 존재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한국과 대만, 일본 정도가 1990년대 제정된 관련법을 근거로 전자제품 재생 관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보고서는 “전자제품의 무단 소각과 재생은 관련 종사자는 물론 인근 지역 주민에게 불임, 발달장애, 폐 기능 장애, 간과 신장 손상, 유전적 장애, 정신 건강 문제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시아 주요 12개국 전자쓰레기 발생량(2015년 기준)

자료:UN대학

아시아 전자쓰레기 급증···한국은 3위


보고서 공동 저자이자 UN대학 산하 `지속 사이클 프로그램` 총괄 담당자 루디거 케르(Ruediger Kuehr)는 “실제로 발생하는 전자쓰레기는 각국 정부가 발표하는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이번 보고서가 정책 입안자와 소비자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