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 매출 500억달러 첫 돌파… 팹라이트 경향으로 성장 지속

순수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 매출 500억달러 첫 돌파… 팹라이트 경향으로 성장 지속

지난해 순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이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매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생산 공장 없이 반도체 설계만 하는 팹리스 업체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순수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의 연간 매출액 규모는 500억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야 시장 규모가 5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C인사이츠는 순수 파운드리 업계의 매출액이 연평균 7.6%의 견조한 성장세를 구가해 2021년 721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순수 파운드리 업체란 독자 브랜드 칩 사업 없이 외부 팹리스 고객사 칩만을 위탁 생산하는 기업을 뜻한다. 삼성전자나 인텔 등 독자 브랜드 칩을 생산하면서 위탁생산 사업을 병행하는 종합반도체(IDM) 파운드리 업체 매출액은 이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파운드리 업체 고객사로는 퀄컴, 엔비디아, 자일링스, AMD 같은 완전한 팹리스 업체와 생산 공장을 보유했지만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 생산을 외부로 맡기는 IDM으로 나눌 수 있다. ST마이크로,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도시바 등이 IDM에 해당한다. 이른바 `팹라이트` 움직임이다.

파운드리 업계 매출액이 확대되는 이유는 팹리스 성공과 IDM 아웃소싱 확대 움직임 때문이다. IDM이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비 핵심제품의 외부 생산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 후지쯔, IDT, 브로드컴(아바고와 LSI를 포함), AMD는 자체 생산시설을 포기하고 팹리스로 전환한 대표적 업체다.

지난해 순수 파운드리 업체 빅4인 TSMC와 글로벌파운드리(GF), UMC, SMIC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한 매출액 비중은 85%에 달했다. TSMC는 전년과 동일한 59%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켰다. GF와 UMC, SMIC의 매출액 합계 점유율도 전년과 동일한 26%였다.

매출액 성장률이 가장 높았던 업체는 유럽의 X팹으로 전년 대비 54%나 성장했다. X팹은 아날로그, 혼성신호반도체, 고전압 반도체 전문 파운드리 업체다. 작년 3분기 알티스를 인수하며 덩치를 불렸고 처음으로 순수 파운드리 업체 매출액 순위 10위권 내에 들었다. 중국 SMIC와 타워재즈의 고성장도 눈에 띈다. 양사는 각각 전년 대비 31%, 30% 매출액이 성장했다. 국내 유일한 순수 파운드리 업체인 동부하이텍 역시 전년 대비 13% 성장하며 시장 평균을 웃돌았다.

매출액 순위 10위권 내에 든 업체 가운데 유럽 X팹, 이스라엘 타워재즈, 미국 GF를 제외한 나머지 7곳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다.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이끌고 있다는 의미다.

순수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 매출 500억달러 첫 돌파… 팹라이트 경향으로 성장 지속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