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9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올뉴 크루즈`를 출시했다. 올뉴 크루즈는 급을 넘어서는 첨단·안전사양을 앞세워 국내 준중형차 시장 최고 모델인 현대자동차 `아반떼`를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대표 제임스 김)은 17일 서울 문래동 대성제분 문래공장에서 `올뉴 크루즈`를 출시하고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올뉴 크루즈는 9년 만에 선보이는 신차다.
올뉴 크루즈는 유럽 `오펠(Opel)`이 개발한 차세대 준중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전장 4665㎜, 전폭 1805㎜, 전고 1465㎜, 휠베이스 2700㎜ 등의 크기다. 기존 모델 대비 15㎜ 커진 휠베이스와 25㎜ 늘어난 전장을 통해 뒷좌석 레그룸이 22㎜ 확장됐다. 아반떼 레그룸보다는 40㎜ 더 넓은 수준이다.
차체는 커졌지만 공차중량은 기존 모델 대비 100㎏ 감량했다. 이는 초고장력·고장력 강판 적용 비중을 74.6%까지 늘린 덕분이다. 또 첨단 소부경화강(PHS) 적용 비율을 21%까지 확대해 차체강성이 27% 가량 강화됐다. 외관 디자인은 공기역학적 디자인 설계로 공기저항계수도 0.28Cd 수준을 확보했다. 실내 인테리어는 쉐보레 특유 `듀얼 콕핏`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를 적용하고, 8인치 터치스크린으로 각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작동할 수 있게 했다.
신형 크루즈는 4기통 1.4리터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53마력, 최대토크 24.5㎏.m 등의 힘을 낸다. 3세대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속도까지 7.8초 만에 도달한다. 전 트림에 `스탑&스타트` 기능을 적용해 복합기준 공인연비는 동급 최고 수준인 13.5㎞/ℓ다.
올뉴 크루즈는 동급 최초로 차선이탈경고및차선유지보조시스템(LDWS)을 적용했다. 또 사각지대 경고시스템(SBSA), 전방충돌경고시스템(FCA), 자동주자보조시스템(APA), 전좌석 안전벨트경고시스템, 스마트하이빔 등 첨단 안전장치를 갖췄다. 올뉴 크루즈 판매 가격은 △LS 1890만원 △LT 2134만원 △LT 디럭스 2286만원 △LTZ 2437만원 △LTZ 디럭스 2478만원 등이다.
제임스 김 한국지엠 대표는 “올뉴 크루즈는 준중형, 중형차, 소형 SUV 구매 희망자까지 목표 고객으로 잡고 있다”며 “전장 측면에서 가장 길고 넉넉한 공간과 최고 수준 주행성능을 앞세워 아반떼를 넘어서 준중형차 시장 1위가 될 것으로 자부한다”고 말했다.
국내 준중형급 시장은 아반떼가 독주하고 있다. 지난해 아반떼는 9만3804대를 판매해 동급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크루즈는 지난해 다양한 트림을 내놓으며 분전했지만 모델 노후화로 1만7061대 판매에 그쳤다. 이는 기아차 K3(3만6854대)보다 2만대가량 뒤지는 수준이다.
올뉴 크루즈가 아반떼를 넘어서기에는 가격이 부담이다. 올뉴 크루즈 가격(1890만~2478만원)이 아반떼(1410만~2445만원) 동급 모델 대비 수백만원 비싸기 때문이다. 또 올뉴 크루즈가 아반떼보다 선택 폭이 좁은 것도 단점이다.
아반떼는 1.6 가솔린, 1.6 가솔린 터보, 1.6 디젤, 2.0 가솔린 등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춘 반면, 올뉴 크루즈는 1.4 가솔린 터보 단일 엔진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올뉴 말리부가 동급 최대 크기를 갖추고 동급 모델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해 성공했지만, 올뉴 크루즈는 경쟁 모델 대비 가격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올뉴 크루즈가 뛰어난 상품성을 갖췄고, 신차 효과를 등에 업더라도 준중형차 주요 고객층이 가격에 민감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반떼를 뛰어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