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두고 중국 타이어 기업 `더블스타`와 1조원 규모 `쩐의 전쟁`을 펼치게 됐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1조원 가량을 제시했다. 박삼구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이용해 더블스타보다 `1원`이라도 높은 금액으로 금호타이어를 품을 수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운영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금호타이어 매각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를 선정했다. 금호타이어 매각 지분은 2009년 기업개선절차(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이 보유하게 된 6636만8444주(지분 42.01%)다.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는 글로벌 30위권대의 중국 타이어 업체다. 중국 산동성에서 사업을 시작해 현재 칭다오와 시안에 2개의 타이어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단숨에 10위권 업체로 도약할 수 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가 중국 남경, 천진, 장충 등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2011년 당시 세계 타이어 2위 업체인 미쉐린이 아시아지역 합작 파트너로 또 다른 중국 타이어 업체를 선택했을 당시 추가적인 합작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최대 1조7000억원 규모의 사모투자펀드(PEF) 결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우선협상자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후 우선매수청구권자인 박삼구 회장, 박세창 사장 부자에게 가격과 조건을 통보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채권단의 질의를 받고서 한 달 안으로 답변해야 한다. 우선청구매수권을 행사하면 박 회장은 45일 이내로 자금 조달방안과 계약금을 채권단에 내야 한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을 이용해 금호타이어 인수를 성공시킨다는 방침이다. 다만 인수자금 조달 방식은 문제가 될 수 있다. 1조원 가량을 개인적으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박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7228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에 안팎에서는 박 회장의 자체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박 회장이 지분을 100% 보유한 SPC를 세운 뒤 FI(재무적투자자) 등을 끌어들여 자금을 모을 것으로 예상한다.
개인 자격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이기 때문에 채권단의 매각 룰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금호타이어 인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시간이 많이 있다. 순리대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