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차기 스마트폰 `아이폰8(가칭)`에 무선충전을 적용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실제 관련 부품 공급사를 물색 중이다. 우리나라 부품 업계는 수년 전부터 무선충전 부품을 개발, 양산한 경험이 있어 애플 결정 수혜를 입을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아이폰8에 무선충전 기능을 적용하기 위해 국내외 부품사와 접촉했다. 스마트폰에 무선충전 기능을 내장하려면 안테나 코일과 차폐재, 모듈 등 다양한 부품이 필요하다. 무선충전 부품은 회로구조와 전력, 배터리 설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외부 조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복수의 부품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최근 자사 제품에 무선충전을 적용하기 위해 여러 부품사를 만난 것으로 안다”면서 “관련 부품을 외부에서 조달, 아이폰8에 탑재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새 아이폰의 무선충전 방식이 삼성전자와는 다를 것으로 전망했다. 무선충전 기술은 크게 자기유도형(접촉식)과 자기공명형(비접촉식)으로 나뉜다. 자기공명형 무선충전은 아직 스마트폰에서 상용화된 사례가 없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안은 저주파 자기공명이다. 자기공명형 무선충전은 기본적으로 기기와 충전판이 수 ㎝ 떨어져도 된다. 애플이 채택한 일체형 메탈 케이스 디자인에도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에어퓨얼얼라이언스(AFA)의 A4WP 표준은 따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표준보다 낮은 주파수를 활용해 자기공명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업계는 애플이 지금도 5와트(W) 충전 출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저주파 자기공명으로도 충분히 충전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 경우 애플은 무선충전에서도 기존과 다른 독자표준을 가져가게 된다. 기존 A4WP 표준 자기공명형 무선충전, 치(Qi) 표준 자기유도형 무선충전을 채택하면 세부 기능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소식통 중심으로 애플이 후면 케이스 소재를 변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존 메탈 케이스 대신 글라스(유리) 케이스를 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역시 무선충전과 연관이 있다. 자기유도형과 자기공명형 무선충전 모두 유리에서 효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관전 포인트는 우리나라 부품업계 수혜다. 국내에는 알에프텍, 코마테크, 켐트로닉스, 아모텍, 한솔테크닉스 등 다양한 무선충전 부품사가 포진했다. 이들 회사는 스마트폰에 내장되는 수신부(Rx)나 정품 무선충전패드의 송신(Tx) 모듈을 제조한다.
국내 기업은 기술 내재화, 양산 경험 측면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애플 공급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아이폰 무선충전 채택으로 이들 회사의 저변이 크게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