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가정신 수준이 장기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순위는 27위로 경제규모가 우리보다 작은 칠레, 에스토니아보다 뒤쳐졌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기업가정신 지수 국제비교를 통한 한국 기업가정신 환경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가 발표한 2017 글로벌기업가정신지수(GED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37개국 중 27위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 경제규모(GDP)는 1조4044억으로 세계 11위를 기록한데 반해 상대적으로 기업가정신은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GEDI는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가 137 개국을 대상으로 국민의 새로운 도전 태도와 능력, 법·규제 등 제도적 환경을 기초로 기업가정신 수준을 평가한 지수다.
경제규모가 43위인 칠레 기업가정신지수 순위는 18위로 우리보다 아홉 계단 높았다. 또 경제규모가 102위인 에스토니아 기업가정신지수 순위는 우리보다 높은 23위로 나왔다. OECD 34개 회원국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기업가정신지수는 23위로 중하위권 수준에 머물렀다.
우리나라 기업가정신 수준도 장기간 정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30개국 가운데 28위, 2016년 132개국 가운데 27위, 2017년에는 137개국 가운데 27위로 비슷하거나 오히려 하락했다는 평가다.
반면 일본의 기업가정신 순위는 2015년 한국에 비해 다섯 계단 아래, 2016년 세 계단 아래였지만, 2017년은 한국을 두 계단 앞섰다.
또 지난해보다 12계단 상승해 48위를 기록한 중국은 세부항목에서 우리나라를 빠르게 쫓아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을 위한 `모험자본` 항목 지수는 0.89로 한국 0.77보다 높았고, 향후 5년 내 50%이상의 성장을 계획하는 기업 비율인 `고도성장`항목도 한국보다 1.6배 높게 나타났다.
한경연은 기업가정신에 열망은 높으나 태도와 능력이 낮다고 지적했다. 반기업정서, 안정적 직업을 선호하고 실패에 두려움이 높은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실패와 위험을 회피하는 사회 전반의 태도 개선과 기업의 사회공헌, 정치부문 청결, 기업가정신 교육을 통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기업가정신을 이루는 제도적 측면에서 공공부문의 부패, 다양한 기업에 의한 시장지배, 노동자유도, 벤처캐피털의 충분성, 무역장벽 등이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제도적으로는 현재의 양적추구와 단기적 성과에 편중된 창업 정책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에 도움이 되는 효율적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7 기업가정신지수 및 경제규모 비교>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