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디지털 싱글마켓` 2년 만에 사업화 단계 밟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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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전자상거래 국경을 허무는 `디지털 싱글마켓` 구축이 10월 전후 시작된다.

협력 공동선언문을 발표한지 2년 만에 사업화 단계를 밟게 됐다. 규제 철폐와 단일 전자화폐를 기반으로 3국 간 전자상거래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정부에 따르면 한중일 3국은 디지털 싱글마켓 구축을 위한 전자상거래 공동연구를 조만간 시작해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 전까지 결과를 내놓는다.

10월 개최가 예상되는 경제통상장관회의에서 3국은 공동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세부 계획을 확정해 사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각국 정부가 지정한 3개 기관이 함께 내놓는 연구 결과라 그대로 실제 사업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규제·표준 등 기술 장벽 단계별 제거, 3국 단일 전자화폐 도입이 예상된다. 디지털 싱글마켓을 구축하면 전자상거래에 있어 한중일 3국은 하나의 나라가 된다. 클릭만으로 중국인은 삼성·LG 제품을, 우리 국민은 샤오미·화웨이 제품을 손쉽게 구입한다. 우리 전자상거래업체는 규제·표준 걱정 없이 중국, 일본에 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

디지털 싱글마켓 구축을 위해 우리 정부는 추진 체계를 정비했다. 종전에는 기획재정부가 주도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합세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동연구는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이 중간에서 조율하도록 했다. TCS는 2011년 서울에 설립한 국제기구다. 3국 정부가 사무국 운영 예산의 3분의 1씩 부담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는 공동연구 참여 기관 선정이 임박했고 중국, 일본은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면서 “경제통상장관회의 전 공동연구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싱글마켓 구축은 3국 간 전자상거래 국경을 허물기 위해 우리나라가 제안했다. 2015년 11월 정상회의에서 3국은 디지털 싱글마켓 여건 조성에 협력하기로 공동 선언했다.

공동 선언 후 우리나라는 자체 연구를 수행하고, 국가 간 회의 때 의제로 제시하는 등 사업 가속화에 노력했다. 하지만 중국, 일본이 비교적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진행이 더뎠다. 이번 3국 공동연구, 경제통상장관회의를 계기로 디지털 싱글마켓이 비로소 구체 사업으로 발전하게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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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본과 외교 마찰은 디지털 싱글마켓 구축에 걸림돌로 지적된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일본이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한일 경제 협력도 암초에 부딪쳤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일본과 외교 문제가 한중일 디지털 싱글마켓 추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정경 분리 원칙이 깨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