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류소재개발(WPM) 사업은 주요 10대 핵심 소재 기술을 개발해 미래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취약한 소재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10년 9월 시작했다. 2019년 3월까지 총 8년 7개월에 걸쳐 원천기술 확보-응용-사업화 단계를 거친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정부 연구개발 자금만 약 6000억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기업도 별도 투자를 집행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플라스틱 기판소재(SFD) 과제는 전체 WPM 사업 중 높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다. 배리어필름은 이미 퀀텀닷 필름을 시작으로 일부 상업화를 시작했고 SFD 사업을 토대로 개발된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은 폴더블 스마트폰에 탑재될 예정으로 상용화가 임박했다. 높은 수준의 성능을 달성해 향후 세계 시장에서 상당한 수요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업단 관계자와 디스플레이 전문가는 SFD 사업 성과를 지속적으로 끌어낼 수 있도록 전체 디스플레이 정부 과제를 아우르는 `그랜드 컨소시엄` 활성화와 공동평가센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타 WPM 과제와 달리 SFD 사업은 올해 종료를 앞두고 있어 후속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크다.
그랜드 컨소시엄은 여기저기 산재한 디스플레이 관련 정부 과제 중 관련 있는 것끼리 서로 돕거나 아이디어를 합쳐 새로운 과제를 도출하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밀접하게 협력하는 구조다.
박영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디스플레이 PD는 “새로운 디바이스로 바뀌면 소재, 공정 등 여러 연관 산업이 함께 바뀌어야 하므로 새로운 기능, 구현 방법 등에 걸쳐 여러 관련 기업이 참여해 상호 정보를 공유하고 역할을 분담해 발전하는 선순환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디스플레이 허브` 등 그랜드 컨소시엄에서 더 발전한 형태로서 기업 아이디어를 실제 자유롭게 구현해볼 수 있는 장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랜드 컨소시엄 기능을 실질적으로 활성화하려면 디스플레이 관련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참여하는 공동 연구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크다.
강충석 WPM SFD사업단장은 “사업 중간 결과물을 패널 생산라인에서 테스트해 신뢰성 평가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하지만 패널 제조사가 테스트를 하고도 내부 정보보안을 이유로 결과를 공유해주지 않거나 전체 모듈 평가가 아닌 부품 단품 테스트에 그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산 라인을 일주일 이상 가동 중단해야 테스트를 할 수 있으므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며 “과제 결과물이 완제품으로 인정받으려면 양산 테스트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만큼 새로운 소재, 공정, 장비 등을 함께 검증할 수 있고 관련 중소기업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동 평가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문표 고려대 교수는 “4차산업 첨병으로서 국가 차원에서 OLED 산업을 육성키로 한 만큼 컨트롤타워가 분명히 필요하다”며 “이미 정해진 분야는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집중하되 OLED 이후의 다양한 유망 기술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성을 부여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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