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13조 규모 역대 최대 IPO시장 열린다..."대-중소기업 수요예측 양극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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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약 13조원에 달하는 기업공개(IPO) 공모시장이 열린다. 남동발전과 동서발전 등 에너지공기업, 넷마블게임즈,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대형 기업 상장이 대기 중이다. `테슬라 요건` 도입 등으로 증시 문턱도 낮아졌다. 역대 최대 규모 공모시장이 될 전망이다.

23일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IPO 공모금액은 약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된다.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등 대어급 기업이 상장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2010년을 웃도는 규모다. 당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전체 IPO 공모금액은 10조원을 넘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 시장은 지난해 이연된 물량이 쏟아지면서 여느 해보다 풍성한 상반기가 예상된다”며 “이미 청구서를 접수한 넷마블게임즈, 이랜드리테일을 비롯해 ING생명, 한국남동발전·한국동서발전 그리고 재공모 의지가 강한 호텔롯데 등이 1조원 이상 예상 공모액을 목표로 연내 상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동발전과 동서발전 외에도 하반기 에너지 공기업 두 곳이 추가 상장한다.

호텔롯데는 올해 상장 예정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금융투자업계는 호텔롯데 예상 공모금액을 4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최 연구원은 “호텔롯데 상장은 이후 롯데정보통신을 비롯한 롯데그룹주의 연속되는 신규 상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모 규모뿐만 아니라 공모 기업 수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말 주관사를 대상으로 올해 IPO 수요 조사 결과 약 20개 기업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의사를 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 금액도 지난해(4조2000억원)보다 1조7000억원가량 늘어난 6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실제 연초부터 상장 예비 기업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통상 연초는 IPO 비수기다.

이미 유가증권시장에 5개, 코스닥에 20개가 넘는 회사가 상장 청구서가 접수됐다. 스팩합병을 추진하는 기업도 12개다. 지난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 2개, 코스닥시장 11개 기업이 상장했다.

상장을 미뤘던 기업이 연초부터 속속 상장에 나서는 것은 시장 사정이 지난해 말보다는 다소 나아졌다는 판단에서다.

24일 새해 첫 코스닥 상장 포문을 여는 백신 제조 바이오벤처 유바이오로직스가 청약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 첫 상장 기업인 호전실업은 희망 가격(3만~3만5000원)에 다소 못미치는 2만5000원으로 공모가를 낮췄다. 오는 25일 상장하는 반도체 중고장비 전문업체 서플러스글로벌은 지난해 10월 상장을 철회한 이후 다시 수요예측에 나서 공모가를 8000원에 확정했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 약세 등을 이유로 상장 일정을 연기한 기업은 설 명절 이후 속속 재공모를 진행할 전망이다. 다만 불안한 시장 상황으로 인한 신규 상장 기업의 상장 연기와 철회가 당분간 반복될 수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연초 있던 세 건의 수요예측에서 알 수 있듯 지난해보다 공모시장이 다소 개선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모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 수가 늘어난 만큼 기관투자자도 시장 분위기를 살펴가며 수요예측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가라앉았던 분위기 때문에 IPO시장이 새해에도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다양한 분야 많은 기업이 신규 상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면서 “올해 IPO 시장은 대형기업과 중소형기업 선호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7년 IPO공모 예상 대형 기업군

(자료: BNK투자증권)

공모기업수 및 공모금액(예상) 추이 (자료:BNK투자증권)
공모기업수 및 공모금액(예상) 추이 (자료:BNK투자증권)
정유년 13조 규모 역대 최대 IPO시장 열린다..."대-중소기업 수요예측 양극화 가능성"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