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석유가스(LPG)가격 급등세가 멈추고 곧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중동산 LPG 대항마로 미국산 물량이 풀리면서 올해 경쟁 효과가 가시화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는 올해 아시아 지역의 미국산 LPG 수입량은 전년 대비 13% 가량 늘어난 1700만톤에 이를 것으로 23일 밝혔다. 아시아 LPG 전체 수입량 가운데 미국산 비중은 전년 대비 2%P 가량 늘어나 역대 최대인 31%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파나마 운하가 확장 개통돼 북미지역에서 아시아로 수출되는 물량의 항해기간이 45일에서 25일로 대폭 단축됐다. 이는 중동산 물량이 아시아 지역까지 들어오는 기간(20일)과 큰 차이가 없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가스 생산, 수송 인프라 확충을 공언하고 있어 공급물량이 지속 증가할 가능성이 짙다. 현 추세대로라면 북미지역 LPG 생산량은 2016년 8000만톤에서 2020년 1억톤까지 늘어나고 아시아 유입 물량도 지속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는 북미, 중동산 LPG 가격 경쟁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과 더불어 양대 LPG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그동안 중동산 의존도가 높았다. LPG가격은 국제유가와 연동하지만 사실상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다. 앞으로는 북미 LPG생산량이 늘어나고 아시아지역으로 유입되는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LPG 가격 결정 구조에 수급상황이 반영될 여지가 커졌다.
최근 LPG가격 급등세도 일시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아람코가 발표한 국제 LPG가격(CP)은 부탄 기준 지난해 8월 톤당 290달러에서 지속 상승해 이달 495달러까지 급등했다. 우리나라 LPG 충전소에서 판매중인 자동차용 부탄 평균가격은 지난해 9월 10년만에 리터당 600원대에 진입했다가 최근 750원대까지 급등한 상태다. 미국 걸프지역에 안개로 인한 기상 악화가 계속되면서 2, 3월분 아시아 도착 물량 도입이 지연되는 등 수급이 일시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최근 운송이 재개로 가격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진단했다.
LPG업계 관계자는 “북미산 LPG가 시장에 유입되기 이전 2010년경 아람코 CP는 열량기준 원유 가격 대비 110% 이상이었지만 그 이후 90%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북미 LPG 공급 물량이 늘어날수록 경쟁효과가 더욱 커지기 때문에 당장 올해도 소비자는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시장 가격은 이달 수입 가격 상승으로 다음달 소폭 인상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후 지속 하락하며 다시 안정세를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