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정보시스템(HIS)의 중국 시장 진출이 가시화된다. 중국 내 한·중 합작 병원 설립 바람에 맞춰 국산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복안이다.
분당서울대병원과 이지케어텍은 7월 말 완료를 목표로 `베스트케어 2.0` 중국어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개발과 동시에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합작사나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베스트케어는 2011년 분당서울대병원과 이지케어텍이 정부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사업 지원을 받아 개발한 HIS다. 전자의무기록(EMR)을 포함해 사무자동화(OA), 병원 경영, 환자 관리 등 기능을 담은 병원 운영 핵심 시스템이다. 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ONC-HIT, 북미의료정보경영학회(HIMSS) 최고 등급인 스테이지 7 등 각종 국제 표준과 인증을 획득했다.
베스트케어 2.0은 글로벌 표준(영어) 버전과 한국어 버전으로 출시됐다. 이지케어텍은 지난해부터 중국어 버전 개발에 착수했다. 언어만 바꾸는 게 아니라 현지 의료 법률, 진료와 처방 프로세스, 의료진 업무 환경 전반 등을 고려한 변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7월 말까지 현지 사용 환경을 개발, 완료한다.
사업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현지 기업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거나 독자 중국 법인 구축도 검토한다.
위원량 이지케어텍 대표는 “7월께 중국어 버전 개발이 완료되면 영어, 한국어에 이어 세 번째 다국어 버전을 확보한다”면서 “시장 규모와 사업 방향 등을 고려해 현지 파트너 계약을 비롯한 조인트벤처, 현지법인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이라고 밝혔다.
중국 병원 수는 약 2만5000개로 세계 최대 HIS 시장이다. 자국 솔루션이 있지만 대부분 외산 솔루션에 의존한다. 정부가 디지털병원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HIS 수요도 급증한다. 비싼 도입비용, 원활하지 않은 유지보수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베스트케어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을 포함해 최근에 의료 정보 본토인 미국 시장까지 진출했다. 미국에서 14개 정신과 전문병원을 보유한 오로라 헬스케어 그룹에 230억원 규모의 솔루션을 수출했다. 최근 유럽 지역 병원과도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형 병원이 중국 기업, 병원과 손잡고 합작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분위기도 중국 시장 안착에 호재다. 서울대병원은 중국 후난성 웨양시와 1000병상 규모의 합작 병원을 설립한다. 세브란스병원은 2018년 개원을 목표로 신화진그룹과 1000병상 규모의 세브란스 칭다오병원을 구축하고 있다. 아주대의료원도 장쑤성에 종합병원 건립을 추진한다. 우리나라 의료진이 참여하는 합작 병원은 국산 HIS 도입에 긍정으로 작용한다.
위 대표는 “국내 대형 병원이 중국에 합작 병원을 설립하는 과정에 베스트케어를 공급하는 것은 주요 판매 전략”이라면서 “HIS는 병원 운영 프로세스 총체로, 의료기기·제약 등 타 산업 수출 파급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