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케이블TV도 4차 산업혁명에 동참해야

유지상 광운대 교수
유지상 광운대 교수

이미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됐다. 초연결 사회의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 시대를 3차 산업혁명 시대라 부른 것이 얼마 전인데 이미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섰다.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초연결 지능사회, 소프트파워를 이용한 공장과 제품의 지능화, 온라인과 오프라인 융합 등 다양하다. 이들 키워드는 모두 연결·지능·융합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머지않은 미래에 모든 사물이 연결되고 지능을 갖추게 되는 가상과 현실의 융합 세계가 열린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마다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집안의 모든 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내장해 서로 연결하고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IoT 서비스는 생활의 중심인 집 안에서의 4차 산업혁명인 것이다. 집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가스와 전기를 끄고 켤 수 있는 것은 기본이고 도어 센서, 움직임 센서, 스마트 플러그, 온도 조절기, 도어록, 펫피더 등 서비스가 이미 국내 일부 통신사에 의해 제공되고 있다.

통계 자료를 보면 시장 전망치도 IoT 분야가 세계 연평균 28.8% 이상, 국내에서도 38.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신 3사가 스마트홈 IoT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 만에 국내 가입 가구 수가 60만을 넘는 등 4차 산업혁명의 힘은 예상보다 거세다. 최근에는 LTE-M, NB-IoT, 로라와 같은 저전력 IoT 망을 도입하면서 원격 검침이나 위치 추적과 같은 신규 서비스를 지속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인 케이블TV 사업자는 스마트홈 IoT 서비스 도입이 다소 뒤처진 상황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케이블TV 사업 특성상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제공도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케이블 비상대책위원회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앞다퉈 대응하는 한편 현재 통신 사업자가 제공하고 있는 스마트홈 게이트웨이, 에너지 미터, IoT 플러그, 온도조절기, 도어센서, 가스록, 도어록 등을 케이블 공동의 홈 IoT 상품으로 조기에 출시하기 위해 스마트홈 IoT 추진반을 구성했다.

추진반에는 SO,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참여하고 있다. 주요 추진 목표는 케이블 방송 및 인터넷 플랫폼에서 스마트홈 서비스를 위한 기술 확보, 관련 서비스 조기 상품화, 다양한 관련 기술 개발 등을 통한 케이블TV 경쟁력 강화에 있다. 앞으로 원 케이블 전략의 하나로 스마트홈 IoT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해 브랜드 통합, 케이블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을 위한 인증센터 설립 등도 구상하고 있다.

78개 권역으로 나뉘어 있는 현재의 케이블TV가 통신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다소 쉬운 것부터 원 케이블 전략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다. 정부도 급변하는 방송 환경 변화를 인지, 규제 불확실성 최소화와 시장 자율성 확대를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 유료방송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결국 빠른 시장 변화와 기술 혁신에 능동 대처를 해야 유료방송 업계는 경쟁력 우위를 갖출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고, 기술 진화는 중단될 기미가 전혀 없다. 방송·통신 융합이 가져온 미디어 환경의 다양성은 방송 유형도 OTT, MCN 등으로 다양하게 진화시킨다. 과거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케이블TV의 미래는 더 이상 보장받을 수 없다. 혁신과 변화를 겸허히 받아들여서 생존을 위한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실천하고, 변화의 흐름 속에 하루라도 빨리 몸을 실어야 한다. 특히 요즘 케이블 생존을 위한 연구와 대책이 넘쳐나고 있다. 내용도 하나같이 논리 타당하고 설득력이 있다. 몰라서 안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문제는 `실천`이다. 과거 20년의 케이블이 미래 50년의 케이블 역사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케이블도 4차 산업혁명에 반드시 동참해야 할 것이다.

유지상 광운대 전자공학과 교수jsyoo@kw.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