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특검·탄핵으로 얽힌 `설 민심` 핫이슈3

정치권이 설날 민심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설은 위기에 봉착한 대한민국호를 구할 차기 리더를 뽑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명절이다.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불과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다. 설 연휴 `밥상머리 민심`이 현실로 바짝 다가온 조기 대선의 풍향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핫이슈1. 설 밥상에서 어떤 후보 이름이 가장 오르내릴까

올해 설 밥상머리에 오를 정치 화두로는 단연 19대 대통령 선거를 꼽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추석 민심`이 대선을 갈랐다. 일반적으로 대선은 12월에 치러졌다. 추석이 9월께였기 때문에 대선 100일을 전후로 형성된 민심이 선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일가 친적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선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민심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확실성 속에서 치러진다. 2월 말이나 3월 초 탄핵 결정이 난다면 5월께 벚꽃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대선 출마 후보자가 연이어 출마선언을 하는 것도 조기 대선을 염두한 행보다.

대선·특검·탄핵으로 얽힌 `설 민심` 핫이슈3

대선 주자가 설 민심을 잡기 위해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이어가면서 설 밥상머리는 이들 이름으로 이야기꽃을 피울 것으로 보인다. 누가 국가를 이끌 지도자로서 적임자인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각종 여론 조사에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등이 격차를 줄이며 고정 지지층을 확보해가고 있다. 정운찬 전 총리,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도 대선에 뛰어들어 군불을 지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아직 정당 입당 계획을 밝히지 않은 반기문 전 총장 향후 행보와 야권 대선 주자 가운데 문 전 대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안희정 지사 행보 등이 이번 설 명절 관심거리 중 가장 `핫`할 것으로 보인다.

◇핫이슈2. 대통령 탄핵 심판 결론, 과연 언제 나오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시기도 주목되는 이슈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층에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부당함을, 박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국민은 탄핵 인용을 기정사실화하는 데 열변을 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하는 시기는 조기대선과 맞물려 있다. 벚꽃 대선이 될지, 초여름 대선이 될지에 따라 각 대권주자와 각 당의 전략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25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3월 13일까지 결론 내야 한다”고 밝혔다. 탄핵심판이 시작된 이후 헌재가 선고 시기를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월 13일로 정한 데는 이 날짜가 이정미 재판관 퇴임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달 31일 끝나는 박 소장의 임기와 맞물려 두 명의 재판관이 공백인 상황에서 심리가 이뤄지면 심판 결과를 왜곡시킬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헌재가 3월 13일 일정에 맞춰 심판 결정을 내리면 차기 대선 등의 일정도 조정된다. 탄핵 인용이 되는 순간부터 60일 이내로 대선이 치러진다. 특히 인용 결정이 2월 말 특검 활동 기간 종료 전에 나온다면 박 대통령이 소추를 전제로 한 강제수사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헌재가 탄핵소추를 기각하면 박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차기 대권 경쟁도 기존 12월 대선 일정에 맞춰진다.

◇핫이슈3. 최순실 특검이 겨눈 설 연휴 다음 방향은

대선·특검·탄핵으로 얽힌 `설 민심` 핫이슈3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설날 당일만 공식적으로 쉬고 나머지 연휴 기간에도 수사에 집중한다. 설 연휴 동안 수사 향방을 가를 주요 일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딸 정유라씨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 비리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최순실씨가 25일 강제 소환됐다. 체포영장은 최대 48시간까지 유효하다. 특검은 25일 오전부터 26일까지 이틀 연속 조사하기로 했다. 설날 당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특검은 이대 비리 조사를 마무리한 뒤 박근혜 대통령 뇌물죄 의혹 조사를 위해 별도 체포영장도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간 연결고리를 규명하는 데 최씨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특검 입장이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은 덴마크에서 체포된 정유라씨 구금 기간이 종료되는 날이다. 송환 여부 결정도 설 연휴 밥상머리 초미 관심사도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직후엔 청와대 압수수색도 추진할 전망이다. 특검은 이미 청와대 압수수색을 위한 영장 작성에 들어갔다. 문제없이 발부된다면 다음 주 중반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압수수색 직후엔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특검 연락이 오면 성실히 임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어 대면 조사는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연휴 기간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관저에 머물면서 특검 대응 등 법률대응 준비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설 연휴 직후 추가 입장 표명을 위한 기자 간담회를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