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주 곤충에 기생, 행동을 조종하며 생활하다 몸을 뚫고 나오는 신종 말벌이 발견됐다.
미국 라이스대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주키스(Zookeys)`와 영국 왕립학회저널(Proceeding of the Royal Society B)에 최근 발견된 신종 말벌의 학명을 `유데러스 세트(Euderus Set)`로 명명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발견된 신종 발벌 `유데러스 세트`(사진=라이스대)](https://img.etnews.com/photonews/1701/918405_20170129195237_032_0001.jpg)
말벌 이름은 악과 혼돈의 이집트 신 `세트(Set)`에서 따왔다. 이 곤충의 생존 방식이 그만큼 잔혹하기 때문이다. 이집트 신 세트는 어머니의 배를 찢고 태어났다고 알려졌다. 자신의 형이자 평화의 신인 오시리스(Osiris)를 죽이고 몸을 조각내 뿌린다.
2014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발견된 신종 말벌 유데러스 세트는 몸 길이가 1.2~2.3㎜로, 방향에 따라 녹색, 파란색 등 금속성 무지개빛을 띤다. 이 말벌의 애벌레는 나무에 벌레혹(충영)을 만들어 그 속에 사는 `어리상수리혹벌(Gall wasp)`이라는 곤충에 기생한다.
애벌레는 숙주의 머리 속에 들어가 행동을 조종한다. 조종당한 어리상수리혹벌은 벌레혹 출구를 자신이 빠져나가지 못할 만큼 작게 만든다. 말벌은 성장한 뒤 어리상수리혹벌을 장기부터 먹어치우고 벌레혹을 탈출한다.
연구팀은 “어리상수리혹벌은 벌레혹을 만들며 평안한 주거지를 만든다고 확신할지 모르지만 유데러스 세트는 이미 은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