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탄핵 기각되면 검찰‧언론 정리할 것”…직무정지 후 보복 준비 중?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이 기각되면 검찰과 언론을 정리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의 해석이 나오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박 대통령이 언론과 검찰에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박 대통령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던 정 주필은 박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공개한 다음날인 지난 26일 ‘박근혜 인터뷰 뒷이야기’라는 제목의 정규재 칼럼을 내놓았다.
이 칼럼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1인 미디어 <정규재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칼럼에서 정 주필은 25일 박 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나온 발언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어제(25일) 몇 가지 대통령과 얘기를 하면서 놀란 것은, 제가 이렇게 물었다. 지금 검찰이나 언론이 과잉된 것, 뭐 잘못된 것 이런 것들이 있어서 혹시 탄핵이 기각되고 나면 정리를 하시겠느냐. 이렇게 물었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사실 그 질문을 하면서 ‘너무 뻔한 답이 나오면 어떡하나, 별 재미 없는데’ 이렇게 느꼈는데, 질문을 하자마자 박 대통령이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고, 누가 어떤 사람인지 다 알게 됐다’는 그런 분위기였다. 어느 신문이 어떻고, 이번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의 힘으로 그렇게 될 거다‘라고 얘기했다. 그야말로 우문현답에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를 접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헌재와 특검을 대하는 박근혜, 최순실 변호인들 태도가 심상치 않다. 특히 박 대통령을 인터뷰한 정규재 씨는 ‘박 대통령이 탄핵 기각 후 국민의 힘으로 언론과 검찰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고 하며, 박 대통령 측에서는 ‘설 직후 거물급 변호임을 추가 선임한다’고 했다. 역사의 도도한 물결을 역행하려는 세력을 헌재 특검 국민이 분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 주필은 공개된 인터뷰 영상 말미에 “탄핵이 기각되면 검찰권의 과잉 문제라든지 거대하게 부풀려진 언론보도라든지, 바로잡는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실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번에 이런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국민들이 ‘아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돼 있구나’, 예를 들면 그동안 생업에 종사하면서 열심히 살았는데 우리나라에 이런 면들이 있었고, 이 사람은 이랬고, 저 사람은 저랬고 그런 게 많이 회자되고 드러났다”며 “이것은 한두 사람이 어떻게 한다기보다, 국민들이 ‘우리나라가 이렇게 건전하게 나가야겠다’ 하는 쪽으로 힘을 모아서 좀 더 발전한 나라로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발언은 언론에 많이 인용된 것이었으나, 정 주필이 여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셈이다.
검찰과 언론이 국민의 힘에 의해 바로잡힐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탄핵기 기각될 경우 바로잡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즉 탄핵을 주도한 검찰과 언론을 국민의 힘을 앞세워 손봐야 한다는 주장으로 들릴 수 있다.
정 주필이 이러한 발언을 거듭 강조하면서 박 대통령의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 주필은 ‘박근혜 인터뷰 뒷이야기’ 칼럼을 통해 탄핵 심리를 이끌고 있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을 ‘제정신을 갖지 못한 사람’으로 비난했다. 정 주필은 “박한철이라는 헌재 소장은 정말 제정신인지 모르겠다”며 “헌법재판관 임기 때문에 대통령 탄핵을 빨리 해야 한다, 말이 되는 것이냐. 얼렁뚱땅으로 해치우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