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 매일의 새벽, 감성을 두드릴 ‘새롬과 영주

디자인=정소정
디자인=정소정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동갑내기 두 여자가 무대를 꾸민다. 한 명은 마이크를 잡고, 다른 한 명은 피아노 건반을 두드린다. 담백한 목소리와 선율이 조화를 이룬다. 그들의 노래는 마치 일을 마친 후 피곤함에 지친 몸을 위로하듯, 새벽의 감성이 담겨있다.

매일의 새벽은 현새롬과 이영주로 구성된 여성 그룹으로, 지난 1월 25일 첫 번째 싱글 ‘거기서 거기’를 발표하고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이제 막 데뷔한 그들은 풋풋함과 베테랑 뮤지션의 면모 두 가지를 가지고 있었다. 데뷔 소감을 입에 올리면서는 티격태격하는 ‘비글미’가 엿보였다.

“초등학교 1학년이 처음 학교 가는듯한 설렘이 있어요. 마냥 신기하고, 저희 이름으로 노래를 발매한다는 것 자체가 잊을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새롬)

“우리가 데뷔라니! 영광입니다. 부담도 되고 정말 잘하고 싶어요. 처음으로 ‘열심히 하고 싶다’는 말보다, ‘잘하고 싶다’는 말이 먼저 나왔어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영주)

‘거기서 거기’는 서로를 그리워하며 지내던 헤어진 연인이 오랜만에 만나게 되어, “나는 여전히 예전 마음 그대로 널 그리워하고 있었다”고 말하는 그리움을 담은 곡이다. 매일의 새벽이 힘을 합쳐 작사·작곡했다.

“큰 모티브는 제가 잡았고요. 저희는 곡을 쓸 때 저희 이야기를 하고 싶거든요. 공감이 되면 받아들이면 좋은 거니까요. 저희의 내용은 맞아요. 생각을 합쳐서 쓴 노래에요.”(새롬)

“가사는 여러 가지 주제가 있었는데, 지금의 가사가 마음에 와 닿았어요. 가사는 슬프지만, 멜로디는 마이너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리드미컬한 느낌? 예쁜 멜로디를 담고 싶었고, 어려운 코드를 피했죠. 코드는 여섯 개밖에 안 들어갔습니다. 친숙하게 우리의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어요.”(영주)

사진=메이저세븐
사진=메이저세븐

두 사람의 인연은 풋풋한 고등학생 시절부터 시작됐다.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던 두 사람은 학원에서 처음으로 서로를 마주했다. 당시를 떠올리는 두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그 때부터 그들은 ‘실과 바늘’ ‘비글 자매’로 불리고 있었다.

“새롬이 첫인상을 지금도 기억해요. 흰색 반팔셔츠를 입었고(웃음), 교복셔츠에 파란색 파일을 들고 있었어요.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데 둘 다 앞자리인거에요. 그리고 화장실에 들어와서 첫인사를 했죠. 그런데 노래를 엄청 잘하는 거예요. 학원의 유망주였거든요. 그때부터 서로의 파트너, 실과 바늘과 같은 존재가 됐어요.”(영주)

“그때는 제가 연주할 줄 아는 게 없었어요. 그래서 ‘너 피아노지? 시간 되면 나 연습할 때 반주 좀 해줄래?’ 했었거든요. 그런데 흔쾌히 ‘너랑 맞춰보고 싶었어’하더라고요. 그렇게 친해졌고 학원에서는 비글미 넘치는 자매가 됐어요. 새롬을 찾으면 영주도 항상 옆에 있었죠.”(새롬)

매일의 새벽은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봤을 ‘새벽의 오묘한 감성’에 집중한다. 독특한 음악적 색깔로 담아내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이 이름을 지었다. 새롬의 서정적인 음색, 영주의 빼어난 피아노 연주가 어우러져 매일의 새벽만이 만들 수 있는 독특한 감성의 음악이 탄생한다.

“감성적인노래를 좋아하는 건 똑같아요. 좋아하는 가수도 비슷했거든요. 친구는 CCM을 좋아했던 친구라 멜로디부터 달랐어요. 항상 보던, 제 주위에 있는 친구랑은 차별화된 세련된 느낌이 있었죠. 그리고 이 친구, 큰물에서 놀 거 같았어요.(웃음)”(새롬)

“악기적인 부분과 보컬적인 부분은 조금 달라요. 하지만 어떤 노래더라도 그 안에 있는 감성은 가사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우리가 좋아하는 곡을 공유했을 때 댄스는 없었어요. 감성 위주로 했던 곡이 많았고요. 10년간 공연하면서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죠.”(영주)

사진=메이저세븐
사진=메이저세븐

매일의 새벽은 존경하는 선배는 많지만, 롤모델은 없다. 그만큼 다른 여성듀오와는 차별화된 음악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굳이 비슷한 그룹을 꼽는다면, 마이크를 내려놨을 때 두 사람의 수다가 랄라스윗과 닮아있다. 오랜 시간 서로의 생각과 음악을 공유했기에 나올 수 있는 호흡이었다.

“새롬은 제게 엄마 같은 존재에요. 혼낼 때는 따끔하게 혼내고요. 정말 친구가 잘될 때 엄마의 마음으로 기뻐해주고 슬플 때 같이 슬퍼해줘요. 엄마의 채찍질이 필요할 때는 충고도 해준답니다.”(영주)

“사실 제가 영주에게 충고할 입장은 못 됩니다.(웃음) 영주의 에너지가 정말 좋아요. 밝은 에너지, 긍정의 여왕. 저는 항상 우울하거나 답답할 때 영주에게 힘을 많이 받아요.”(새롬)

새롬과 영주의 목표는 소박하다. “어떤 차트라도 좋으니 100위 안에만 든다”며 서로를 마주하는 모습에서는 끈끈함을 엿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활약은 이제 시작이다. 새벽의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의 이어폰, 금세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홍대 거리, 누군가의 콘서트 무대까지, 새롬의 목소리와 영주의 연주가 들린다면 누구라도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