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 등 능동안전 기준 강화...첨단 안전장치 전장 수요 팽창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 `능동안전` 기준을 강화하면서 첨단 안전장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의 신차평가 프로그램에 능동제어 시스템을 통한 안전도 평가가 속속 추가되고 있다.

유로NCAP의 자동 보행자 감지 테스트. 사진제공=유로NCAP
유로NCAP의 자동 보행자 감지 테스트. 사진제공=유로NCAP

해당 지역의 신차 평가 프로그램은 소비자가 차량을 구매할 때 안전 평가 척도로 삼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이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해당 기준에 따라 안전 기능을 골라 채택한다. 이 때문에 능동 제어를 중심으로 한 안전 평가 기준이 강화되면 완성차 업체들은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해당 기준에서 요구하는 능동제어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유럽지역 엔캡(NCAP·신차평가프로그램)은 차량의 자동 보행자 감지 여부를 테스트에 넣었다. 자동차가 스스로 보행자를 감지해 사고를 회피하지는 지 항목을 신차평가에 반영한 것이다. 어른 보행자는 물론 장애물에 가려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는 어린이 보행자 테스트까지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로 NCAP 규정이 추가되면서 NCAP 안전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자동차 업체들이 IR·레이더 기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적극적으로 채택하기 시작했다. 기아차 모닝도 유로 NCAP 등을 비롯해 글로벌 안전 평가 테스트를 고려해 카메라가 아닌 레이더 센서 기반 ADAS를 채택했다. 카메라는 차선 인식에는 유리하지만 더미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정해진 거리 내에 멈추는 데에는 다소 불리하기 때문이다.

현대 아이오닉 역시 유로 NCAP 규정에 따라 자동긴급제동장치(AEB), 차로이탈경보(LDW),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등 안전사양을 적용했다. 그 결과 최근 △탑승자 안전 △어린이 탑승자 보호 △보행자 보호 △안전 보조 장비의 4가지 평가 부문의 종합 평가 결과 최고점인 별 다섯을 얻었다.

미국 NHTSA는 승차공유와 같은 자동차 모빌리티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뒷좌석 안전성능평가 도입을 추진 중이다. 새 서비스로 뒷좌석 이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뒷좌석 안전 평가가 진행되면 뒷좌석 에어백 외에도 안전벨트 프리텐셔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텐셔너는 충돌 직전에 센서로 탑승자가 최적의 위치에 있는지 파악한 뒤 안전벨트를 단단히 조여주는 장치를 말한다.

이와 함께, NHTSA는 헤드라이트 성능 기준 강화도 추진 중이다. 헤드라이트 성능 평가에서 다수의 차량이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기 때문. 이 같은 성능 기준 강화를 대비해 업계에서는 LED를 비롯해 눈부심은 적으면서도 밝혀주는 범위가 넓은 새로운 형태의 헤드라이트 채택하기로 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 신차 안전 테스트는 충돌 시험에서 운전자와 탑승자가 얼마나 안전한가 위주였으나 능동제어 안전 시스템에 대한 안전 테스트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안전 사양을 추가하는 것은 물론 연구실 내 안전 테스트 공간과 시험 장치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