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소재 포커스링 시장이 올해 다자 경쟁구도로 재편된다. 업계 1위 티씨케이를 비롯해 일본 페로텍, 미국 쿠어스텍코리아 등과 케이엔제이, 하나머티리얼즈 등 국내 업체가 생산라인을 신·증설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비상장 디스플레이장비 업체 케이엔제이는 1월 SiC링 로(爐) 2대를 추가 증설, 2월 시운전한다. 3월부터 추가 증설분에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케이엔제이 관계자는 “지난해 중순 SiC링 사업을 추가했다”면서 “올해 SiC링 예상 매출액은 200억원”이라고 말했다.
케이엔제이는 지난해 1개 로에서 SiC링 양산을 시작했다. 로 1대당 SiC링 생산능력은 월 250~300장이다. 이달 증설로 케이엔제이 SiC링 생산능력은 월 800~900장으로 늘었다. 올해 추가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씨케이(TCK)가 세계 SiC링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한다. 티씨케이는 894억원 매출, 274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지난해 잠정실적을 최근 공시했다. 전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0%, 70% 늘었다. 투자규모 225억원 증설이 오는 3월 마무리된다.
티씨케이 관계자는 “기존 실리콘(Si) 소재 링이 SiC링으로 계속 대체되는 상황”이라면서 “경쟁업체가 늘어나도 결국 품질과 원가경쟁력이 시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커스(focus)링은 반도체 에칭 장비에서 웨이퍼를 붙잡아두는 역할을 한다. 웨이퍼보다 조금 큰 크기로 둘레를 감싼다. SiC링 수명은 기존 실리콘링보다 1.5배 길다. SiC링 교체 주기는 2주, 실리콘링은 10일가량이다.
포커스링을 교체하려면 공정을 멈추고 에칭 장비 챔버 안을 다시 세정하는 등 손해가 따르기 때문에 수명이 긴 SiC링 채택이 늘어나는 추세다.
반도체 에칭장비 챔버안에서 플라즈마 상태 이온 가스를 웨이퍼 위로 때려 표면을 깎는다. 대표적 에칭가스 사불화탄소(CF4)를 예로 들면 CF4 이온화로 떨어져 나온 불소(F)원자가 웨이퍼 표면 실리콘(Si)과 반응해 사불화규소(SiF4)를 만든다. 휘발성인 사불화규소가 날아간 자리가 깎이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에칭 공정에서 웨이퍼 가장 자리가 깨지거나 움직일 수 있다”면서 “장비 업체마다 다른 규격을 요구하는 비저항값을 조절해 웨이퍼를 안정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일본 페로텍은 충남 당진공장에서 올해 상반기 SiC링 생산설비 1개로(爐)를 셋업한다. 페로텍 관계자는 “고객사 승인을 받고 양산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설부지는 로 10대 이상도 가능한 면적”이라고 말했다.
페로텍어드밴스드머티리얼즈코리아는 오는 2018년까지 2000만달러(233억원)을 투자해 당진 송산2산업단지에 6만6000㎡ 면적 공장을 짓기로 했다. 지난해 9월 기공식을 했다. 페로텍 관계자는 “투자금액 2000만달러는 전량 SiC링사업에 쓰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 구미에 공장을 둔 쿠어스텍코리아는 SiC링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쿠어스텍 관계자는 “많은 경쟁 업체가 들어와 현재 시장상황이 민감하다”면서 “세부 증설 일정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실리콘링 업체 하나머티리얼즈도 SiC링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는 4월 양산예정으로 올해 50억원 추가 매출이 예상된다. 국내 실리콘링 시장은 하나머티리얼즈, 월덱스, SKC솔믹스가 비슷한 점유율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SKC솔믹스는 티씨케이, 케이엔제이에서 SiC링을 받아 SK하이닉스로 공급한다. 월덱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SiC링 가공사업을 시작했다. 케이엔제이 등에서 화학기상증착(CVD)한 SiC링을 받아 가공·판매한다.
SiC링 제작에는 CVD가 이용된다. 도넛 모양 그라파이트(흑연) 표면에 SiC를 증착시킨 후 떼어내면 위, 아래 2곳에서 SiC링이 만들어진다. 실리콘 링은 단결정 실리콘을 성장시킨 기둥인 잉곳을 얇게 자른 후 가운데를 파내 만든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