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만에 다시 조성되는 코넥스 활성화펀드에 운용사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첫 펀드를 운용했던 벤처캐피털(VC)에 이어 증권사까지 위탁운용사 선정에 뛰어들었다.
31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에 따르면 최소 6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코넥스 활성화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에 총 여덟 곳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1차 펀드를 운용했던 SBI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코리아에셋증권, 케이프투자증권, 유니온투자파트너스, 대성창업투자, 코그니티브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MG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성장금융은 두 개 운용사를 선정해 각각 15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출자 비중도 50% 수준으로 낮췄다. 2014년 코넥스 펀드 출범 당시 성장금융은 400억원 가운데 250억원을 출자했다. 회수 여부가 불투명한 코넥스 시장에 출자 의사를 가진 민간출자자가 많지 않으리라는 판단에서였다.
서종군 성장금융투자운용 본부장은 “펀드 출범 당시만 해도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기대 이상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어느 정도 시장도 자리를 잡은 만큼 성장금융이 결성하는 마지막 코넥스 펀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 평가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2014년 8월 결성된 `SBI-성장사다리 코넥스 활성화펀드`는 투자 재원 400억원을 모두 소진했다. 투자기업 16개 가운데 15개는 펀드가 발굴해 성장시켰거나 이미 코넥스에 상장한 기업이다. 랩지노믹스, 엠지메드, 씨아이에스 3개사는 코스닥 이전상장으로 회수 시점이 도래하기도 전에 운용사에 투자 회수 수익을 안겼다.
운용사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1호 펀드 운용사인 SBI인베스트먼트가 재차 출사표를 던졌고 증권사까지 펀드 결성에 뛰어들었다.
VC업계 관계자는 “법 개정으로 증권사도 신기술금융조합, 사모펀드(PEF) 운용이 가능해지면서 벤처펀드 운용에 증권사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면서 “중소형 증권사 중심으로 벤처펀드 운용을 위한 우수 운용역 수요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도 추가 펀드 결성으로 코넥스 시장에 활력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넥스 시장에서 기업은 총 1321억원 자금을 조달했다. 코넥스 개장 첫 해인 2013년(136억원)의 열 배에 육박한다. 2014~2015년에는 각각 679억원, 903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은 4조3078억원,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5억8000만원까지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성장금융이 출자한 코넥스 펀드뿐만 아니라 코넥스 종목에 투자하면 코스닥 공모주를 배정하는 `코넥스 하이일드펀드` 등이 나오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면서 “코넥스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정책 차원에서 지속적인 투자 유인을 마련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 자금 투입 없이 민간 자금만으로 자생력을 가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지어 시장을 운영하는 거래소조차 어느 기관 투자금이 얼마나 시장에 풀렸는지 동향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넥스협회가 제공하는 정보도 투자 시점이 한참 흐른 뒤에야 공개돼 개인투자자는 쉽게 대응하기 어렵다.
한 코넥스 상장사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에 비해 투자정보가 워낙 적은데다 VC 등 장기투자자가 많아 유동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코넥스가 기업들의 자금조달 시장으로 제역할을 하려면 소액투자자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형태의 다양한 공모펀드가 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넥스 시장 주요 기록 (단위: 천주, 억원)
자료: 한국거래소
코넥스 시장 주요 통계 (단위: 사, 억원)
자료: 한국거래소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