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방송] ‘내성적인 보스’, 박혜수만 탓할 것인가

사진=CJ E&M
사진=CJ E&M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또 오해영’을 히트시킨 송현욱 PD가 차기작 ‘내성적인 보스’를 들고 돌아왔다. 하지만 반응은 시들하다. 드라마는 이 부진을 이겨낼 수 있을까. 제작진은 대본 수정이라는 강수를 뒀다.

tvN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는 베일에 싸인 유령으로 불리는 극도로 내성적인 홍보회사 브레인의 대표 은환기(연우진 분)와 뮤지컬 배우 출신 초강력 친화력의 신입사원 채로운(박혜수 분)의 로맨스를 담는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내성적인 보스’의 첫 방송은 전국기준 평균 3.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연출을 맡은 송현욱 PD의 전작 ‘또 오해영’의 첫 회 시청률인 2%보다 1.2%포인트 상승한 수치였다. 하지만 이 시청률 호조는 이어지지 못했다. 꾸준히 하락폭을 보였고 24일 방송은 최저 성적인 1.9%에 머물렀다.

‘내성적인 보스’는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로맨틱코미디가 아니다. 은환기는 ‘내성적’이라고 설명 됐지만 병적인 낯가림에 가깝다. 자신이 이룬 사내 성과가 홍보이사인 강우일(윤박 분)에게 돌아가자 속으로 이를 불편해한다. 하지만 제대로 화 한번 내보지 못한다. 물론 이 내성적인 면모 때문에 귀엽게 여겨지는 순간들이 있지만, 이는 잠깐일 뿐 매력적이라고 보긴 힘들다.

로맨틱코미디의 가장 큰 재미는 남녀 주인공의 호흡이다. 그러나 ‘내성적인 보스’의 남녀 주인공이 만나면 불편함을 준다. 채로운은 은환기가 뮤지컬 배우 시절 자신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그리고 은환기를 위기에 빠뜨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람 앞에 서지 못해 두려움에 떠는 남자 주인공을 발표장에 떠미는 모습은, 귀엽고 천진난만하기보다는 민폐에 가깝다.

물론 이런 불쾌함을 환기시키는 장면들도 존재한다. 채로운은 은환기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종종 그의 따뜻한 면모를 보게 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은환기라는 사람이 누군지에 대해 고민한다. 여기에 워킹맘 당유희(예지원 분), 소심한 비서 김교리(전효성 분) 등의 감칠맛 나는 감초 연기가 더해지면 시청자는 미소 짓는다. 하지만 이 기쁨도 잠깐일 뿐, 이야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답답한 전개가 이어진다.

사진=방송 캡처
사진=방송 캡처

시청자들의 초점은 여자 주인공 박혜수에게 맞춰져 있다. 발성은 물론, 드라마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정덕현 평론가는 “박혜수는 데뷔 시기에 비해 상당히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이는 시청자로 하여금 ‘배우로서의 경험이 얼마나 있느냐’라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 이번 작품은 그의 전작인 ‘청순시대’와 정 반대의 캐릭터기 때문에 이질감을 피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KBS2 ‘내일도 칸타빌레’를 떠올리면 박혜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당시 주연을 맡았던 심은경은 연기력 논란에 휘말렸다. 드라마에서 겉 돈다는 느낌을 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됨에 따라 여론은 바뀌었다. 결국 그의 연기는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를 담당하는 연출력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대본에 충실하더라도 연출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주연 캐릭터는 홀로 튀게 된다. 현실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설내일이라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제작진은 결국 대본 전면 수정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내성적인 보스’는 외면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돌릴 수 있을까. 정덕현 평론가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전반적으로 코미디 설정이 나쁘지 않다. 인물들의 과한 설정들을 뺀다면 더 좋은 작품이 될 거라고 본다. 현실적인 내용을 끌고 오고, 남녀사이의 연애담, 로맨틱코미디라는 측면을 강화시키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