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커지는데 사업자는 대부분 적자...늪에 빠진 오픈마켓·소셜커머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주요 온라인 커머스가 적자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신규 가입자와 수익을 늘리기 위해 몇 년 동안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경영 손실을 부채질했다. 주요 온라인 커머스 가운데 이베이코리아, 인터파크를 제외한 대부분이 수년째 적자 행진이다. 출혈 경쟁을 지속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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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 11번가,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오픈마켓 및 소셜커머스 사업자들이 지난해 수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신속 배송 및 직매입 서비스와 모객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공격 마케팅에 대규모 비용을 쏟아 부은 탓이다.

11번가의 2016년 영업 손실은 3000억원 수준이다. 오픈마켓 이외 신규 사업에 잇달아 뛰어들면서 투자·판촉비가 급증했다. 11번가는 지난해 직매입 사업을 비롯해 패션 자체브랜드(PB), 생활형 온·오프라인연계(O2O) 포털 `생활플러스` 등을 출시했다. 차별화 서비스로 이베이코리아를 견제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은 시장 점유율이 이익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유통업계 구도를 흔들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불가피하다”면서“미래 시장 지배력 확보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오픈마켓 사업 등으로 전년 대비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3000억~4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력 서비스 `로켓배송`에 필요한 물류 거점 유지비와 인건비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로켓배송은 쿠팡 전체 매출 가운데 8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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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몬스터와 위메프는 지난해 1000억~2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티몬과 위메프는 여행,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금융몰, 온라인 신선식품 등 업종을 넘나들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도입했다.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사업 구조 재편도 밟고 있다.

사업 범위가 넓어지면서 그만큼 투자비가 치솟았다. 올해도 신규 서비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적자를 감수해야 할 처지다.

티몬 관계자는 “자세한 재무 상황은 밝힐 수 없다”면서 “지난해 완성도 높은 모바일 장보기 플랫폼 구축을 위해 투자를 집행했다”고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온라인 신선식품이 고객 재구매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는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소셜커머스 업체 가운데 이베이코리아와 인터파크가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다. 양사는 온라인 쇼핑과 투어 부문에서 각각 확보한 시장 점유율을 발판으로 수익을 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총 14조원 안팎의 거래 실적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G마켓, 옥션, G9 3개 채널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다변화하면서 고정 고객을 확대한 덕이다. 이베이코리아는 2015년 거래액 12조원 수준에 영업이익 801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수익은 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파크는 손익분기점을 소폭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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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