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판매는 그해 여름 날씨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지난해 예상치 못한 폭염으로 물량 부족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호황기를 누린 에어컨 제조사는 올해에도 여름 기온 예측에 촉을 세우고 있다.
올 여름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소폭 기온이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
기상청 `2017년 연 기수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 연평균 기온의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 비슷할 확률이 40%, 낮을 확률이 10%다. 올해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확률을 90% 이상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상청은 연평균 기온을 전년 대비 수치가 아닌 1981년부터 2010년까지 약 30년 동안의 평균 기온 값과 비교해서 수치를 공표한다. 올해 여름 날씨에 대한 정확한 추정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여름철 무더위가 `에어컨 판매 대박`을 이끌었다. 가전 기업들은 일제히 에어컨 생산 일정을 연장했다. 정부의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10% 환급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기록에 남을 판매 실적을 올렸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는 추세도 에어컨 판매 기업에 호조다. 【사진2】 지난해 열대 중태평양-동태평양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넘는 강한 엘니뇨가 지속되면서 지구 평균 기온이 크게 상승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에어컨 제조사는 연초에 에어컨 생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지난해가 워낙 호황인 데다 늦여름까지 에어컨이 잘 팔려 나가 올해 계획 수립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5일 “날씨 예측이 어려워 물량은 어느 정도 생산해야 하는지, 생산 일정은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등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적은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제조사는 에어컨을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는 가전으로 마케팅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봄, 가을, 겨울철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제습·온풍·공기청정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