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좌우, 상하 모든 방향으로 간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무대장치가 상용화 된다. 뮤지컬, 콘서트 등 국내 공연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은 CT융합그룹 이상원 박사팀이 자율주행자동차처럼 이동시킬 수 있고 무대를 4m 이상 올렸다 내릴 수 있는 이동식 무대 장치인 `스마트 스테이지`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동식 무대 장치는 입체 무대 조성에 꼭 필요하다. 그동안 국내 공연계는 이 같은 장치 기술이 부족, 수입해 사용했다.
생기원이 개발한 `스마트 스테이지`는 전·후·좌·우·상·하 이동을 하나의 장치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이동 무대 장치는 평면 이동 장치와 수직 이동 장치가 별개로 나뉘어 있었다. 두 가지 기능을 함께 구성하면 안정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특히 무대를 높이 들어 올리는 시저 지지대 방식은 높이가 높아질수록 진동이 커지고 제어하기 어려워 불안했다.
연구팀은 이동 무대 장치 중앙에 시저 지지대와 나선형 스파이럴 기둥을 함께 설치, 시저 지지대가 나사처럼 회전하면서 기둥 위 무대를 떠받쳐 올리도록 했다. 그 결과 무대를 4m 이상 높이고, 수평 이동을 해도 흔들림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여기에 자체 시각 센서를 탑재, 무대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자율 주행 과정을 프로그래밍해 정해진 궤적에 따라 스스로 이동한다. 공연 진행 시간에 따른 `큐시트` 동선도 구성할 수 있다. 미리 이동 정보를 입력하면 별도의 추가 명령 없이 공연 내내 자동 동작한다. 최대 10개까지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다.

생기원은 지난해 말 CJ E&M, 크리에이티브 스토리 이안, 스탭 서울 등과 두 차례 시범 공연을 펼친 뒤 `보디가드` 공연부터 실제 무대에 적용하는 등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팀은 국내 공연 적용 실적을 토대로 해외 공연 무대에 적용하는 방안도 타진할 계획이다. 스스로 학습해 이동 경로를 선택하는 딥러닝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거나 주변 장애물을 파악해 스스로 피해서 움직이는 시각 지능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이 박사는 “스마트 스테이지는 국내는 물론 세계무대에서도 시도된 적 없는 기술”이라면서 “외산 무대 장치 수입 대체는 물론 한류 세계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