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내년부터 무선통신으로 SW 업데이트..."달리는 스마트기기"

현대·기아차가 내년에 출시하는 신차부터 각종 펌웨어를 비롯해 소프트웨어(SW)를 무선으로 원격에서 업데이트하는 FOTA(Firmware Over-The-Air)를 전면 적용한다. FOTA가 적용되면 주요 기능을 업데이트할 때 대리점이나 서비스센터를 방문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처럼 원격으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제네시스부터 소형 자동차까지 내년 출시되는 신차에 LTE망을 활용한 FOTA를 적용키로 했다.

FOTA는 전자제어장치(ECU) 펌웨어를 스마트폰 운용체계(OS)나 애플리케이션처럼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는 기술이다. OTA나 SOTA라고도 불린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채택했으며 고객이 이용하지 않은 시간대에 OS나 각종 보안 소프트웨어까지 업데이트한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FOTA 적용 로드맵을 밝혔다.

FOTA 개념도. 출처=IHS
FOTA 개념도. 출처=IHS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엔진성능이나 각종 전자장치를 제어하는 전자제어장치(ECU) 펌웨어를 업데이트할 때 차량 소유자가 서비스 센터를 방문할 당시 무상으로 서비스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신차는 차량대수만큼 업데이트된 SW를 저장한 USB를 딜러들에게 배포함으로써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LTE 통신 모듈을 이용해 ECU 펌웨어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통신모듈(하드웨어)과 클라우드 시스템, OTA 솔루션 등이 필요하다. 이미 원격제어서비스인 블루링크(기아차는 유보)를 제공하기 위해 준중형 이상 자동차 일부 트림에 LTE 통신모듈을 장착해 왔다. 현대·기아차는 OTA 솔루션을 확정해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링크는 원격으로 차량 문을 여닫거나 시동을 걸고 히터나 에어컨을 끌 수 있는 기능이 주다. ECU 업데이트를 해야 할 때에는 운전자에게 서비스센터를 방문할 것을 권유하는 정도였으나 FOTA를 도입하면 알림에서 더 나아가 펌웨어 업데이트까지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블루링크 서비스 화면.
블루링크 서비스 화면.

현대·기아차는 업데이트 비용을 대폭 줄이는 것은 물론 펌웨어 관련 리콜도 긴급하게 조치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2022년 자동차업계가 OTA 업데이트 기능으로 350억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기능을 장착한 차량도 2015년 120만대에서 2022년 32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와 더불어 자동차용 OTA 솔루션 시장도 급격히 팽창할 전망이다. 자동차 전장부품이나 자동차 SW 기업도 이 분야 솔루션을 확보하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만은 2015년 OTA 시장 1위 업체인 레드벤드를 인수했다. 지난달 델파이오토모티브PLC는 자동차 부문 OTA(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체인 모비멘토를 인수했다. 인텔 자회사인 윈드리버 역시 OTA용 솔루션을 내놓았다. 자동차용 OS 1위인 QNX블랙베리도 이 분야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엔지스테크널러지가 이 솔루션을 보유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비용을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OTA를 전면 도입하고 있다”면서 “고급차 브랜드들이 내년부터는 준중형 이상 차량에도 OTA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