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사 오포가 아시아·태평양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당초 1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5일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아시아·태평양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9.4%로 5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들어 갤럭시노트7 리콜과 단종 과정에서 표출된 중국 소비자 불만 등의 영향으로 시장 지배력을 잃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달 23일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발표 석상에서 중국 소비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현지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갤럭시C 시리즈 출시 등 현지화 전략으로 지난해 1~3분기 1위를 유지해왔지만, 그 여파를 피할 수는 없었다. 반대로 오포는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R9와 R9s로 시장 점유율 12.3%까지 차지하며 1위로 올라왔다. 2015년 4분기 6.7%에서 불과 1년 만에 점유율을 2배 가까이 높이는 데 성공했다. 오포 R9은 지난 한 해 중국에서 1700만대 판매되며 애플 아이폰6S(1200만대)를 넘어섰다.
오포에 이어 애플이 점유율 12.2%로 2위, 화웨이가 11.1%로 3위, 비보가 10.9%로 4위를 각각 기록했다. 5위를 기록한 삼성전자에 이어 샤오미는 6.3%로 6위, ZTE는 3.3%로 7위에 머물렀다.
이 중 오포와 비오는 중국 부부가오(BBK) 전자 자회사로, 이들의 합산 점유율은 23.2%에 달했다. 2위인 애플을 거뜬히 뛰어넘은 셈이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중국 제조사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SA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점유율 1위를 5년 만에 애플에 내줬으며 화웨이, 오포, 비보에 추격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