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대, 기업가치 100억원 K유니콘 기업 연내 탄생

한국산업기술대학은 지난해 창업기업 투자 유치와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 산호세 대학에 글로벌산학협력 센터를 개소했다. 실리콘밸리 연수를 마친 `제1기 K유니콘 클럽` 22명이 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학 총장(가운데)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시흥=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한국산업기술대학은 지난해 창업기업 투자 유치와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 산호세 대학에 글로벌산학협력 센터를 개소했다. 실리콘밸리 연수를 마친 `제1기 K유니콘 클럽` 22명이 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학 총장(가운데)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시흥=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실리콘밸리에서 시장조사를 하고 전문가 의견을 들으면서 시장 가능성을 타진했다.”―이영준 워너코 대표.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한 일처리 방식을 구글에서 배웠다.”―오영택 상상이상 대표.

“실리콘밸리 문턱이 높지만 들어갈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산호세 대학 문구가 인상깊었다.”―김채우 빠우디 대표.

“우리가 `우물안 개구리`란 점을 절실히 깨달았다.”―김남준 페이퍼독 대표.

지난달 9일부터 18일까지 열흘간 한국산업기술대학교 학생 창업자 22명이 실리콘밸리를 다녀와 건넨 경험담이다. 7개팀 22명 학생창업자는 열흘간 구글, 체그, 주오라, 플러그앤플레이 등 실리콘밸리 기업을 방문하고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를 만났다.

한국산업기술대학교(총장 이재훈)는 4일 1기 K유니콘 클럽 실리콘밸리 창업연수 결과보고회를 가졌다. 보고회에는 이재훈 총장을 비롯해 연수단을 이끈 교수진과 창업자 22명이 참석했다.

학생 창업자 22명을 동시에 연수시킨 것은 산업기술대학교가 유일하다.

한국산업기술대학교는 지난달 9일부터 18일까지 열흘간 학생 창업자 22명을 실리콘밸리에 연수시켰다. 연수단 창업자 팀이 벤처캐피털에게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대학교는 지난달 9일부터 18일까지 열흘간 학생 창업자 22명을 실리콘밸리에 연수시켰다. 연수단 창업자 팀이 벤처캐피털에게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100억원 가치 기업 탄생 `목표`

K유니콘 클럽은 산기대 출신 학생을 창업가로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기업가치 100억원 이상 창업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실리콘밸리 연수도 이 일환이다. 고혁진 창업지원본부장은 산기대를 학생창업에 특화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산기대 출신이 세운 법인은 최근 5년간 57개에 달한다. 한해 10개가 넘는다. 창업교육으로 대학당 평균 한 개 법인이 탄생하는 것에 비하면 열 배다. 최근 창업기업 가운데에는 1억원 매출을 올린 곳도 13개사가 있다. 카메라 홀더 제조업체 고윙은 지난해 8억원을 넘는 매출을 일궜다. 직원 모두 산기대 출신이다.

고혁진 본부장은 “산기대의 독특한 창업지원 교육이 이같은 결실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제도와 실험적이고 도전적 창업분위기 확산이 어우러진 결과다. 산기대 창업 지원 교육은 유별나다. 학생은 창업을 위해 휴학이 가능하다. 현장점검으로 2학기까지 연장해 휴학할 수 있다. 또 창업실습 교과를 필수로 이수해야하고 창업동아리 활동을 학점으로 인정받는다.

우수창업 학생에게는 창업 장학금도 준다. 유니콘클럽 장학금을 중심으로 창업 마일리지를 쌓은 학생에게 지급하는 예비학생창업자 창업장학금, 창업특기 창업장금 등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해에만 30명이 모두 3억원 장학금을 받았다.

학생은 물론 교수, 교직원 등 교원 창업도 장려한다. 3D프린터로 인공 뼈를 만드는 티엔알바이오팹도 이렇게 탄생했다. 윤원수 산기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만든 기업이다. 회사 가치는 이미 150억원을 넘어섰다. SCI급 논문 10편보다 창업자 1명이 더욱 중요하다는 이재훈 총장 의지가 작용했다.

100억원대 기업가치를 목표로 한 1기 K유니콘 클럽 학생창업자도 연말이면 모습을 드러낸다.

고 본부장은 “다음달 K유니콘 클럽 1기 창업자 중 중점 지원 대상을 선발한다”면서 “선발된 학생은 9월 벤처캐피털 심사를 거치면 기업가치 100억원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빠우디의 자기PR앱 `임프루브(I`m Prove)`, MOD의 친환경 신발 `타이퍼(Typer)` 워너코의 안경 역구매대행서비스, Dings의 헬스사이크 `조이클링(Joycling)`, 상상이상의 자전거 플랫폼 `링크 이펙트`, 페이퍼독의 온오프 광고중계서비스, NNC의 NNC 드라이버 등이 투자지원 대상이다.

◇5대 IT기업 창업자 평균 나이 21살

산기대는 창업 교육에 앞으로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산기대, 기업가치 100억원 K유니콘 기업 연내 탄생

이재훈 총장은 “5대 미국 IT기업 창업자 평균 연령이 21살에 불과하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면서 “학생창업자 22명이 열흘간 거둔 경험은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지 책을 외워 시험을 보고 졸업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 총장은 1년 매출 160억원을 올리는 1인 창작자 피디파이를 예로 들며 “열악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도 세계 시장을 겨냥해야 성공가능성이 늘어난다”면서 “창업자 모두 지역이나 국내에 머물기보다 새로운 조류에 부딪히고 국제적 안목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