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친환경차 등 미래 자동차 기술 연구개발(R&D)에 초점을 맞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승진 규모를 줄이는 대신 미래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차원에서다 장웅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개발실장은 현대차그룹 최연소(37세) 임원으로 등극했다.

현대차그룹(회장 정몽구)은 6일 현대·기아차 176명, 계열사 172명 등 총 348명 규모의 2017년도 정기 임원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직급별로는 사장 1명, 부사장 11명, 전무 38명, 상무 62명, 이사 107명, 이사대우 126명, 연구위원 3명이다.
올해 인사규모는 지난해(368명)보다 20명(5.4%)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인사에서도 승진자를 전년 대비 15%가량 줄였다. 매년 승진 인사 대상이 감소하는 것은 대·외적으로 경영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 부사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임 성 사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화공플랜트 건설 및 수주영업 등을 거친 화공플랜트 전문가다.
올해 그룹 인사는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 자동차 관련 계열사에서는 미래기술 R&D 강화, R&D 전문가 양성 등을 위한 인사가 단행됐다. 부사장 승진 임원 11명 가운데 정영철 현대·기아자동차 정보기술본부장, 박수남 현대·기아자동차 상품전략본부장, 양승욱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장 등 7명이 R&D 관련 직종에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 인사에서 가장 파격적인 승진자는 만 37세에 현대차그룹 최연소 임원으로 발탁된 장웅준 현대·기아차 ADAS 개발실장(이사대우)이다. 1979년생인 장 실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서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이후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ADAS 개발전략팀장을 거쳐, 현재 연구개발본부 ADAS개발실장을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바디기술 분야 공병석 위원, 엔진기술 분야 이홍욱 위원, 연료전지기술 분야 홍보기 위원 등 연구위원 3명도 새롭게 선임해 핵심 기술 분야 전문 인력을 강화했다. 2009년 도입된 연구위원 제도는 연구개발 최고 전문가가 대상이다. 관리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공병석 위원은 주요 차종의 내장 설계를 담당했으며 이홍욱 위원은 고성능 가솔린 엔진 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홍보기 위원은 연료전지차의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연료전지스택 설계 분야 정통 엔지니어로, 차세대 연료전지차 개발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평년보다 다소 늦춰지고 규모도 감소했다”면서 “하지만 친환경차 및 차량IT 등 미래 선도 기술 확보를 위해 R&D 부문 역할을 강조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분야 우수 인재 육성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R&D 관련 직종에서 많은 승진자를 배출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번 인사에서 4명의 여성임원 승진도 실시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표]현대차 2017 임원승진 포인트
① 전문성 있는 신임 경영진 선임
② 미래 기술 연구개발 부문 강화
③ R&D 전문가 육성 차원 연구위원 발령…FCEV 분야 홍보기 위원 등
④ 성과 중심의 여성임원 승진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