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뭇잎이 살랑일 정도로 부는 남실바람에서도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회전마찰 발전 시스템`을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캠핑 또는 하이킹 등 레저나 스포츠용 보조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고, 낮은 풍속이 지속 발생하는 터널 내부 등지에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진 전남대 고분자융합소재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1차원 소재의 마찰전기 및 정전기 유도 현상을 이용, 약한 바람으로도 전기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회전마찰 발전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회전마찰 발전 시스템은 기존의 2차원 마찰 소재를 1차원 소재로 대체, 회전저항력과 에너지 수확 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남실바람 정도의 풍속(3.5m/s)에서도 높은 전기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고, 내구성이 우수해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마찰전기 발전기는 높은 에너지를 수확하기 위해 2차원 형태의 면 마찰을 이용한다. 이 방식은 회전에 대한 저항력이 크기 때문에 낮은 풍속에서 작동하기 어렵고, 마찰에 의한 마모 현상 때문에 내구성이 낮아 응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2차원 마찰 물질 대신 큐티클(성장 마디)이 형성돼 있는 천연섬유와 표면에 마이크로 모공(Pore)을 갖는 합성섬유를 회전마찰 물질로 이용했다. 섬유 자체의 유연함 때문에 회전 저항력이 낮아지고, 섬유 표면의 큐티클과 마이크로 모공의 영향으로 마찰 효율이 증가함에 따라 낮은 풍속에서도 높은 에너지 수확 효율을 가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박종진 교수는 “1차원 마찰을 이용한 회전마찰 발전기는 2㎝ 직경의 초소형으로도 제작이 가능하고, 매우 작은 크기임에도 30볼트(V) 정도의 높은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 섬유의 움직임에서 발생되는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센서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