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배기가스 처리를 위한 고효율 산화철(Fe₂O₃) 나노 촉매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성균관대 화학과 `친환경 소재 연구실` 김영독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지난달 16일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했다고 7일 밝혔다.
자동차의 배출가스 저감 장치에 백금이 나노구조로 가공된 촉매가 사용된다. 연료가 탈 때 불완전연소가 일어나면서 일산화탄소(CO)와 그을음 등이 나오는데 이를 다시 처리해 인체에 무해한 이산화탄소(CO₂)로 배출시키기 위한 것이다.
나노구조로 가공하는 것은 표면적을 크게 만들어 촉매 반응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알루미나(산화알루미늄·Al₂O₃)로 이뤄진 다공성(多孔性) 지지체 내에 촉매 물질을 고르게 입히는 방법이 흔히 쓰인다.
백금 촉매는 가격이 비싼데다 온도가 150℃ 이상 되어야 제대로 작동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 때문에 시동을 건 직후에는 CO가 처리되지 않고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저온에서 작동하는 방안으로 나노 구조로 가공된 금이나 구리를 사용하는 방법이 제안돼 왔으나 열적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자동차 엔진이 오래 구동되면 촉매부 온도가 700℃ 이상으로 올라가는데, 이런 고온에 노출된 후 촉매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산화철을 알루미나 지지체 내부에 증착시키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렇게 만든 나노구조 촉매가 저온(30℃)에서도 CO를 처리해 CO₂로 전환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철 성분을 포함한 유기금속화합물 페로센을 기화시켜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직경 1 나노미터(㎚) 수준 산화철 나노입자를 고르게 증착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촉매는 100℃ 수준에서도 CO 처리가 가능했다. 30℃에서도 처리율이 그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촉매를 900℃의 고온에 노출한 후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연구책임자인 김 교수는 “배출가스 저감용 나노구조 촉매를 만드는 데는 원자층증착이나 화학기상증착 등 방법이 쓰여 왔으나, 이번에 개발한 온도조절 화학 증기 증착법은 공정이 더욱 간단하며 비싼 진공 장비도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지원을 받았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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