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더스트킹과 한국중부발전이 새로운 해외 수출 모델을 제시했다.
한성더스트킹(대표 최경채)은 인도네시아 탄중자티 석탄발전소 3·4호기에 집진기를 설치했다고 7일 밝혔다. 해당 발전소는 인도네시아 전력공사(PLN) 소유로 중부발전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집진기는 PLN이 직접 구매하지 않고 중부발전이 구입비용을 댔다. 중부발전이 PLN 동의를 얻어 수출을 성사시켰다. 중소기업이 자력으로 수출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 중부발전 글로벌 테스트베드 지원사업 일환이다.
한성더스티킹 집진기가 설치된 곳은 발전소 3·4호기 내 B사일로다. 네 개 사일로 중 하나다. 기존 집진기와 성능을 직접 비교할 수 있다. 집진기 운영 성과를 PLN 측에 보여주면서 추가 수주를 올리는 게 목적이라고 중부발전 측은 설명했다. 해당 모델은 중부발전 보령화력에 설치된 것과 동일하다. 이미 검증을 마친 셈이다.
한성더스트킹은 기존 집진기 문제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했다. 해당 설비는 중국산으로 덕트가 좁고 길어 송풍기 압력이 부족했다. 타고 남은 석탄재와 먼지를 제대로 빨아들이지 못했다. 작동 불능도 빈번해 비산 먼지가 대량으로 발생했다. 중국산 집진기 선호도가 떨어지는 이유다.
한성더스트킹 집진기는 기존 제품과 달리 모듈 타입이다. 모듈당 1분에 10㎥ 공간 먼지를 흡입할 수 있다. 모듈을 상하좌우로 쌓아 최대 3500㎥까지 흡입 가능하다. 발전소 용량이나 현장 상황에 맞게 조절 가능하다. 블록 형태로 쌓기만 하면 된다. 한 달 가까이 걸리던 집진기 설계·제작 시간을 5일로 줄였다. 필터를 세우지 않고 옆으로 눕혀 집어넣는 방식이다. 집진기 상부에 올라가지 않고 옆에서 필터를 교체할 수 있다.
한성더스트킹은 필터도 직접 제작했다. 머리카락 굵기 250분의 1에 불과한 미세 분진도 포집한다. 털어서 재사용할 수도 있다. 기존 헤파필터는 1회용이라 교체 비용이 추가된다. 모듈 타입이나 필터 교체 방식 모두 특허다.
납품 실적이 없으면 협력업체로 등록하기 어려운 발전회사 모두가 고객이다. 지난 2008년 동서발전 호남화력발전소를 시작으로 남동발전 영흥화력, 중부발전 보령화력, 서부발전 태안화력, 남부발전 하동화력 발전 5사 발전소에 집진기를 납품했다.
최경채 한성더스트킹 대표는 “해외 발전소 시장은 집진기 업체가 직접 수출하기 어려운 데다 저가 중국산 제품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중부발전 도움으로 인도네시아 발전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