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분석·진단 비용을 5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바이오센서를 미국에 판매한다. 기술 파급력이 높은 것은 물론 유력 기업과 합작한 사업이어서 빠르게 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기대된다.
플렉센스(대표 김기범)는 최근 미국 월드프레시젼인스트루먼트(WPI)와 합작벤처(JV) `나노바이오센스(NanoBioSens, LLC)`를 설립했다고 7일 밝혔다. 회사가 개발한 나노큐브, 플렉스나노웰 바이오센서 응용 개발, 판매가 목적이다. WPI는 50년 넘는 업력을 갖춘 바이오 장비 회사다.

나노큐브, 플렉스나노웰은 바이오 시료 진단·분석 과정을 간소화하고 비용을 대폭 줄인 바이오센서다. 면역 진단, 분자 진단에 사용할 수 있다. 발색분석법이 근간이지만 훨씬 간편하고 저렴하다. 4~8시간 걸리던 작업을 20분 이내에 수행할 수 있다. 비용은 20% 수준으로 줄인다.
이들 제품은 나노 입자 도포 기술이 핵심이다. 금 나노 입자를 플라스틱에 도포해 만든다. 시료가 이 입자에 결합하면 색이 변하는 현상을 이용했다. 기존에 색 변화를 기반으로 시료를 측정하려면 대상 물질에 발색 물질을 붙이고 반응시킨 후 고가 장비에서 살펴야 했다. 이런 과정을 생략해 빠르고 저렴한 측정을 가능케 했다.

또 다른 장점은 일반 분광 분석기에서도 발색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가의 전용 장비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 나노큐브는 단일 시료를, 플렉스나노웰은 여러 개 시료를 한꺼번에 측정·분석할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이 달부터 미국 판매가 시작된다.
김기범 플렉센스 대표는 “기존에 가장 흔하게 쓰이던 진단법을 10배 가량 빠르고 고감도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 “합작사를 통해 2월부터 판매가 시작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회사는 이 같은 성과를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 주관 `시제품 제작·성능평가 지원 사업 성과 보고회`에도 발표했다. 나노조합 지원을 받아 플렉스나노웰 시제품을 만들고 공인인증기관에서 성능 평가를 받았다. 극미량 시료로 고감도 면역 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 성능을 입증했다.

이번 나노조합 성과 보고회에는 다른 나노 기업들도 바이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엔디디(대표 이명훈)는 채혈이 필요 없는 당뇨병 진단기를 개발, 시제품을 선보였다. 탄소나노튜브 전계효과트랜지스터(CNT-FET) 회로로 당화알부민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채혈 없이 침(타액)으로 진단할 수 있다.
바이오시네틱스(대표 김갑식)는 기존 난용성 물질 기반의 항진균제 한계를 극복한 나노항진균제를 선보였다. 기존 제제보다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복용량도 하루 1~2정, 2회가량으로 줄였다.
블루레오는 나노항균 플라스틱을 적용한 석션 전동칫솔, 리그마글라스는 열차단 기능성 나노컬러코팅 유리, 3SMK는 정품 보안을 위한 나노 구조물 투명 입체 필름을 개발했다. 이 밖에도 총 28개 기업이 기술 개발, 상용화 성과를 소개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