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없는 TPP는 유명무실" 중국 영향력 확대..우리기업 영향은 제한적

미국의 탈퇴로 아태 지역 최대 자유무역협정으로 평가받던 `TPP`가 사실상 무산 위기다. <TPP 12개 회원국 현황과 특성>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미국의 탈퇴로 아태 지역 최대 자유무역협정으로 평가받던 `TPP`가 사실상 무산 위기다. <TPP 12개 회원국 현황과 특성>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탈퇴가 가시화되면서 세계 주요국은 혼돈에 빠졌다. 미국 없는 TPP는 `유명무실`하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중국의 무역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우리 기업은 TPP폐기로 인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비관세장벽 강화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KOTRA(사장 김재홍)는 7일 `트럼프의 TPP 탈퇴 서명에 대한 TPP 가입국 반응조사` 보고서를 발간하고, 미국이 빠진 새로운 글로벌 통상질서의 전망과 시사점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전 TPP가 중국에게만 도움이 될 `최악의 협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며 통과를 무산시킬 것을 공언하고, 이를 취임 후 3일 후인 행정명령으로 실행시켰다.

현재 일본, 캐나다, 멕시코 등 TPP 주요 가입국은 TPP 전체 GDP의 60%를 넘어서는 미국의 탈퇴로 TPP는 효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의 탈퇴로 가장 타격을 크게 받는 국가로 일본이 지목됐다. 일본은 일본기업의 미국 내 고용·투자 기여를 강조하고 일본 공적연금을 미국 인프라에 투자하는 방안을 제안하는 등 TPP 유지에 필사적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TPP 행정명령을 불복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전망되며, 결과적으로 TPP 무산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는 미국을 중국 등으로 대체하자는 입장이지만 가입국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주도의 TPP무산으로 세계 무역질서는 중국과 유럽연합(EU) 중심으로 재편이 예상된다. 베트남·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은 TPP의 대안으로 중국 주도 RCEP 협상을 가속화할 예정이며, 멕시코·페루·칠레 등 중남미 국가도 대미 무역을 축소하고 대중 무역을 강화할 것이라 밝혔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미국 트럼프의 TPP 탈퇴로 우리기업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나, 국제 통상질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될 경우 각국의 연쇄적 비관세 장벽의 강화 추세가 우려스럽다”며 “다만 TPP 최대 수혜국이던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기업은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확보되는 등 반사이익이 일부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