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예상보다 빠르고 강한 트럼프...미·중 의존 줄이고 수출 대응방안 필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트럼프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등 대외 환경변화를 언급하며 수출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8일 오전 한국은행 경제동향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작년 11월부터 3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하고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며 “수출 실적 개선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주로 기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해 들어 불과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기존 세계무역 질서에 큰 변화를 가져올만한 상황이 전개됐다”며 “앞으로 수출전망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수출에서 큰 대외 여건 변화로 브렉시트와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미국 보호무역 정책을 꼽았다.

이 총재는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를 공식화했다”며 “또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추진하면서 바로 엊그제 특정 몇 개국에 환율 조작을 경고하는 등 보호무역 정책기조를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정책에 “당초 공약이 다 정책으로 이행될지, 시행된다 하더라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며 “그러나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는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대로 높다”며 “지금처럼 민간소비가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수출마저 부진하면 곧바로 성장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업종별, 산업별 등 개별적인 접근도 필요하겠지만 큰 그림으로 종합적인 대응방안을 세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