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원인 밝혔다…핵심 단백질 밝히고 메커니즘 규명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PLCγ1의 작용 메커니즘 전뇌 흥분성 뉴런에서 신호전달 핵심 단백질인 PLCγ1이 결핍되면 BDNF에 의한 신호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흥분, 억제성 시냅스 신경전달 불균형과 시냅스 가소성 조절 문제를 유발해 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PLCγ1의 작용 메커니즘 전뇌 흥분성 뉴런에서 신호전달 핵심 단백질인 PLCγ1이 결핍되면 BDNF에 의한 신호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흥분, 억제성 시냅스 신경전달 불균형과 시냅스 가소성 조절 문제를 유발해 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서판길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와 김정훈 포스텍 교수 공동연구팀이 `조울증`의 원인 유전자를 발견했고 조울증이 생기는 메커니즘을 구명했다고 9일 밝혔다.

뇌의 신호전달 단백질인 피엘씨감마원(PLCγ1) 기능 이상이 조울증 발생의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전자 조작 쥐 실험으로 밝혔다. PLCγ1은 서판길 교수가 세계 최초로 뇌에서 분리 정제해 분자적 특성을 밝힌 단백질이다. 10여년 연구 끝에 PLCγ1이 조울증 발병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조울증은 기분이 들뜨고 가라앉는 증세가 반복해서 나타나는 기분장애다. 조울증 병태 생리와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PLCγ1은 신경세포에서 다양한 신호전달 경로를 매개하는 단백질로 알려졌다. 특히 뇌에서 많이 발현돼 있다. 이 단백질은 여러 뇌질환에서 비정상적인 발현이나 활성이 확인되고 있고 조울증 유발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로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정신질환 유발에서 PLCγ1 역할과 메커니즘은 아직 구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전뇌의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PLCγ1이 결핍된 실험쥐를 통해 조울증과 유사한 이상행동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실험쥐는 활동성, 식욕, 쾌락적 활동이 과도하게 높아져 있고, 기억과 학습능력도 저하돼 있었다. PLCγ1이 결핍된 흥분성 신경세포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신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이 결함은 하위 신호전달 체계인 세포내 칼슘조절 이상을 야기시켜 억제성 시냅스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혔다.

PLCγ1 결핍은 흥분과 억제성 시냅스의 신경전달 불균형, 시냅스 가소성 조절 이상을 유발했다. PLCγ1 결핍 쥐에 조울증 치료약물을 투여하면 조증 관련 이상행동이 사라졌다. 이는 PLCγ1 결핍 쥐의 이상행동이 조울증 증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PLCγ1 조건부 결핍 쥐를 이용해 뇌의 다양한 부위에서 PLCγ1을 결핍시켜 뇌 기능과 질환 병인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결과는 정신과학 분야 학술지인 몰레큘러 싸이키아트리(Molecular Psychiatry) 1월 31일자에 게재됐다.

서판길 교수는 “유전자 조작 쥐 제작부터 표현형 분석까지 10년 동안 연구를 했다”면서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조울증 메커니즘에서 PLCγ1 역할을 개체 수준에서 검증하고 그 메커니즘을 밝혀 조울증 연구와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