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쉐보레 볼트(Bolt) 대용량 배터리. 볼트는 60kwh급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했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02/921741_20170209180334_307_0001.jpg)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산 배터리 점유율이 처음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미국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진출 후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최근 출시된 유력 신차에 한국산 배터리가 속속 실리면서 작년부터 예고됐던 일이다. 2014년부터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행사해 온 일본산 배터리 추월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9일 북미 전기차 매체 인사이드이브이스(EVs)가 집계한 북미 전기차(BEV·PHEV) 판매량을 근거로 재분석한 결과, 지난달 한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43%(13만3512㎾h)로 일본 57%(17만8058㎾h)에 14%포인트 차로 따라붙었다. 지난해 12월 일본 배터리 점유율이 82%(80만9556)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구도 변화다.
한국산 배터리 점유율 반등은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GM `볼트(Volt)`와 신차 `볼트(Bolt)`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볼트(Volt)는 1611대, 대용량 배터리(60㎾h)를 단 볼트(Bolt)는 1162대로 각각 판매율 1·3위를 차지했다. 반면 줄 곧 판매량 1위를 달려오던 테슬라 `모델S`는 900대(판매량 4위), `모델X`는 750대(6위)로 판매량이 내려앉았다.
도요타 신형 PHEV `프리우스 프리미엄`이 1366대로 2위를 차지했지만 시장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차량 당 배터리 용량은 8.8㎾h로 볼트(Bolt)에 비하면 7분의 1수준이기 때문이다. 프리우스 프리미엄은 미국 전기차 시장 최저 수준인 2만3450달러(약 2683만원)에 지난달 출시됐다.
앞으로도 한국산 배터리 채택은 더욱 늘어난다. 출시 한 달 만에 북미 판매량 3위에 오른 GM `볼트(Bolt)` 판매처가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주 두 곳에서, 연내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한 BMW `740e`와 기아차 `옵티마PHV`를 비롯해 다음 달 출시하는 크라이슬러 `퍼시피카(16㎾h)`가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다. 현대차도 상반기 내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출시한다. 여러 신차에 실린 한국 배터리가 질주하면서 테슬라 의존도가 높은 일본 배터리 입지를 더욱 줄일 전망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세계 전기차 시장 축소판인 북미 시장에 나온 전기차 31개 모델 중 18개가 한국산 배터리를 달았고, 앞으로 나올 신형 전기차도 한국산 배터리가 더 많다”며 “일본산 배터리는 테슬라 의존도가 60% 이상이지만 장거리 주행 경쟁 모델이 다수 나오기 때문에 한국과 선두권 경쟁이 보다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5만9139대가 팔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는 22%(1.1GWh)로, 일본 배터리 78%(4.0GWh)에 크게 밀렸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