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5년만에 영업이익 2조원 고지를 다시 밟았고 현대오일뱅크는 1조 클럽 문턱에 다가섰다. 각각 GS, 현대중공업그룹 영업이익 상당부분을 책임지며 주력 계열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을 포함해 지난해 역대급 호황을 누린 4대 정유사 총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넘어섰다.
GS칼텍스는 9일 매출 25조7701억원, 영업이익 2조14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9.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4.0% 늘어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GS칼텍스가 연간 영업이익 2조원 고지를 밟은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5년만이다. GS칼텍스 측은 “생산시설과 고도화시설 투자로 생산경쟁력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손자회사 활약으로 GS그룹은 지난해, 전년 대비 9.3% 증가한 1조7542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매출 11조 8853억원, 영업이익 9657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영업이익은 직전 최대였던 2015년 6294억원 대비 53% 증가했다.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 가능성도 높였다.
현대오일뱅크측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실적 개선 원인으로 꼽았다. 현대오일뱅크는 2010년 현대중공업 그룹 편입 이후 현대오일터미널, 현대쉘베이스오일, 현대케미칼 등 자회사를 설립하며 비정유 사업에 잇따라 진출했다. 지난해 정제마진 호조로 정유사업 수익성이 개선됐고 현대케미칼 매출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늘었다. 현대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6대4로 출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현대중공업은 자회사 현대오일뱅크 실적호조로 지난해 영업이익 1조6419억원을 기록하며 2013년 이후 3년만에 흑자전환했다.
이로써 정유4사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8조27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직전 정유4사 연간 최대 영업이익은 2011년 기록한 6조8135억원이다.
본업 정유사업과 더불어 석유, 윤활유 등 고부가 사업이 뒤를 받쳤다. 정유부문 영업이익률은 최대 호황기로 평가받는 지난해 5%~6%를 오갔을 뿐 매년 1~2%대에 머물렀지만 석화부문은 올해 에쓰오일이 영업이익률 20%를 돌파하는 등 지난 6년간 꾸준히 10%를 웃돌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유, 화학 시황이 고루 좋아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면서 “올해 산유국 감산합의가 지켜진다면 유가 변동성이 줄어 시황은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